인기투표·대법원장 인사권 논란
대법, 2월 인사 이후 개선안 마련
대법원이 내년 법관 정기 인사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김상환 대법원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21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올린 공지에서 이같이 밝히며 “훌륭한 인품과 재판 능력 등을 두루 갖춘 적임자를 법원장으로 보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지난 5년간 시행된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대해 법원 안팎으로 여러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충분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법원장 보임의 원칙과 절차를 고민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이번 정기 인사에서 당장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원활하게 시행하기에는 남은 일정이 너무 촉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법원장 인사제도에 관해서는 이번 정기 인사 이후 법원 구성원들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교체 대상인 7개 법원의 법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원 안팎의 의견을 모아 지방법원 부장판사 중에서 정한다. 보임 날짜는 2월 5일이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각 법원 판사가 투표를 통해 추천한 후보 2~4명 중 1명을 대법원장이 법원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역점 정책이었다.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사법행정의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2018년부터 추진돼 올해 초 전국 20개 지방법원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법원장을 ‘인기투표’로 뽑게 되며 재판이 지연돼도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하지 못하고 대법원장의 인사권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거졌다.
2023-12-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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