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군 댓글 공작’ 실명 폭로한 내부자 소환…국정원 연결고리 규명 초점

검찰 ‘군 댓글 공작’ 실명 폭로한 내부자 소환…국정원 연결고리 규명 초점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9-05 13:44
수정 2017-09-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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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에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 개입했다고 폭로한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전직 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현재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과거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과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등을 통한 국정원의 여론 조작 공작 사이의 연관성을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유튜브 영상 갈무리
현재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군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에서 총괄계획과장을 지내며 직접 댓글 공작에 가담했던 김기현씨를 지난 4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총파업 돌입 전인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김 전 과장의 증언에 따르면, 530심리전단 요원들은 국방·안보 분야뿐 아니라 국내 현안 전반에 대해 날마다 댓글 공작을 수행했다. 김 전 과장은 530심리전단 요원 120명이 수행한 댓글 공작 결과를 A4 1장짜리 보고서로 만들어 내부 시스템 보고 체계로 매일 오전 7시쯤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폭로했다. 수신처는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이었다.

김 전 과장은 KBS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찬성 의견이 20%인데 우리가 밤새 작전한 결과 20%에서 70%로 찬성이 올랐다’ 그런 걸 종합해서 배포하고 청와대에 보냈다”고 털어놨다. 또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과 한민구 합참의장, 국방부 정책실장에게도 날마다 댓글 공작 결과가 서면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과장은 국정원으로부터 매달 특수활동비 25만원씩을 받았다고도 폭로했다.

앞서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의혹 사건을 조사한 국방부 조사본부는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과 군무원 이모(63) 전 심리전단장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과장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원세훈 전 원장 재임 당시 국정원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성격과 국정원의 자금 지원을 구체적으로 알았는지 여부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안은 원칙적으로 국방부 또는 군에 조사 관할권이 있어 검찰 수사는 군의 댓글 공작 활동보다는 당시 국정원과의 관계 규명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김 전 과장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리전단 요원들의 주 활동 무대였던 포털사이트 ‘다음’ 아이디(ID)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김 전 과장은 말했다. 이어 “처벌을 감수하겠다”면서 자신을 포함한 관계자들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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