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소환된 최순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최순실 씨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강제 소환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고자 박 대통령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등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박 대통령과 최씨 측에 뇌물을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6일 경향신문은 박 전 전무가 지난해 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던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최씨가 ‘이 부회장이 꼭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독일에서 삼성의 지원을 받은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을 도와주는 등 최씨와 삼성과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전무는 “최씨가 ‘홍라희씨(이 부회장 어머니)가 이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한다. 홍씨는 딸 이부진씨(이 부회장 동생)하고만 친하고, 자기 동생(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전무는 지난달 21일 특검팀에 출석해서도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위의 발언을 한 시점에 대해 정씨가 금메달을 딴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이전이라고 기억했다. 최씨가 정씨의 승마 경기를 보러 한국마사회 경기장에 왔는데,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 대신 삼성이 맡아야 한다면서 이런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박 전 전무는 “최씨가 ‘한화는 의리 없는 사람들이라서, 삼성 같은 데서 맡아야 승마협회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 와중에 이 부회장뿐 아니라 모친 홍씨에 대한 언급까지 나왔다고 털어놨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입증을 위해 박 전 전무에 대한 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압수수색 등 보강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기각된 후로, 중요한 영장 기각 사유인 삼성과 청와대 간의 부정한 청탁 여부를 보강 조사하기 위해 이틀 뒤 박 전 전무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청와대가 지원해주는 대가로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에게 430억여원의 뇌물을 건넸다는 혐의 등을 적용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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