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시작 후 사의 관측도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으로 현 정부 사정라인의 또 다른 핵심 축인 김수남 검찰총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순실(60·구속기소)씨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처럼 사퇴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다음달 초 특별검사팀 출범 등으로 검찰 수사가 일단락되면 적절한 시점에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金총장 ‘마이웨이’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 알려진 23일 오전 김수남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3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김 총장은 최근 본인의 사의설에 대해 “검찰을 흔들려는 음해고 일고의 가치 없는 이야기”라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정치적 고려 없이 열심히 수사를 해야 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대검 관계자도 “대통령에 대해 수사를 했다고 총장을 갈아치우면 검찰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 피의자 입건 등 최씨 사태 수사는 김 총장이 특별수사본부를 꾸리면서 본격화됐다. 법무부 보고를 차단해 청와대로 수사 정보가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한 이가 김 총장이다. 사실상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결정이나 최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 공범 적시 등을 최종 승인한 것도 김 총장이다.
●일각선 “이런 상황서 무슨 영예 있겠나”
진경준 전 검사장 뇌물수수와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사건 등으로 검찰이 일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김 총장은 ‘검찰발(發) 쿠데타’라는 평가까지 들으며 최순실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국민 신뢰를 회복해 검찰 조직을 되살리려는 김 총장의 이런 행보는 그러나 자신의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을 절체절명의 위기 속으로 몰아넣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20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때 “대통령을 사실상 범죄자처럼 단정한 게 수사팀의 결정인지 일부 검찰 수뇌부의 결정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김 총장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서울지역의 한 검사는 “이런 상황에서 검찰총장을 이어가는 것이 무슨 영예가 있겠느냐. (총장) 사퇴는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6-11-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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