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노예’ 19년 만에 어머니 만난 지적장애인 고모씨
19년간 축사에서 노예처럼 일하며 살아온 지적장애인 고모(47)씨가 20여년만인 지난달 14일 청주 오송에 사는 어머니를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주지법 문성관 부장판사는 4일 중감금 혐의를 받는 오씨에 대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부장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오씨는 남편 김모(68)씨와 청주 오창읍에서 소 축사를 운영하면서 고모(47·지적장애 2급)씨에게 19년간 무임금 강제노역을 시킨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앞서 “주인에게 맞았다”는 고씨의 일관된 진술과 그의 몸 곳곳에 난 상처를 토대로 김씨 부부의 학대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 부부 모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일가족을 모두 구속 수감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판단, 지난 2일 고씨와의 면담을 통해 혐의점이 더 두드러진 오씨에 대해서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오씨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 고씨를 감금하고 학대한 혐의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고씨는 1997년 여름 천안의 한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김씨의 농장으로 왔다.
이곳에서 고씨는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40∼100여마리를 관리하는 무임금 강제노역을 당했다.
그는 지난달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왔다가 경찰에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