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법정에 출석도 안 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양측의 조정이 무산됐다.광주고법 민사 2부(서태환 부장판사)는 6일 양금덕(83) 할머니 등 원고 5명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의 조정 절차를 가졌다.
미쓰비시 측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최근 재판부에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며 사실상 조정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조정 성립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의 변론을 재개할지 검토하고 있다.
원고 측은 변론 재개를 신청할 의사를 내비쳤다. 재판부는 신청서가 접수되면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소송을 돕는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고령의 원고들이 항소심에서 승소한다 해도 상고심까지 갈 경우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사정 등을 감안해 조정으로 소송을 끝내도록 촉구해왔다.
시민모임은 재판 뒤 논평을 내고 “미쓰비시 측이 성의 있는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은 차치하고, 재판에 출석조차 하지 않은 것은 재판부를 무시한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재판 중 시종일관 보여준 시간 끌기, 무성의한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1심 재판부인 광주지법 민사 12부는 지난해 11월 미쓰비시가 직접 피해자인 할머니 4명에게 1억5천만원씩, 유족 1명에게는 8천만원 등 모두 6억8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 측은 항소심 중 지난 8월 27일 조정을 신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