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평결에 대한 견해 언급 없어

주진우(40) 시사인 기자와 김어준(45) 딴지일보 총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가 판결 선고 후 엿새 만인 30일 판결문을 법원 내부망에 등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환수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4쪽 분량의 판결문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 기한은 오는 31일까지다.

판결문은 전형적인 형사 판결문의 공식을 따랐다. 공소사실과 인정사실, 관련 법리와 유·무죄 판단 이유를 간결하게 나열했다.

재판부는 판결문 끝에 공소사실별 배심원 평결을 유·무죄 의견 숫자로 적시했을뿐 평결에 대한 견해나 입장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배심원들이 국민 눈높이에서 제시한 유·무죄 의견에 관해 재판부도 큰 이견이 없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여러 의문을 제기하면서 적시한 사실들 자체는 일부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진실에 부합하거나 진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전날 서울고법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주진우·김어준 판결문을 빨리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판결문을 제출하지 않는 것을 국감 반대행위로 간주하겠다”며 “오후 6시까지 제출하라”고 독촉하기도 했다.

판결문 등록이 비교적 늦어진 것은 해당 재판부가 최근 유난히 많은 재판 일정 탓에 판결문을 완성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형사 재판부는 판결문을 마무리 지은 뒤 판결을 선고하기도 하지만 초고 상태로 선고하고 며칠 지난 뒤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심리 당일 선고하기 때문에 판결문 완성과 등록이 더 늦어진다.

법원에 따르면 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이달 공휴일과 토요일을 제외한 근무일 21일 가운데 나흘을 뺀 17일 동안 매일 재판을 열었다. 이 기간 총 44건을 심리하고 7건에 대한 판결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