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소송, 감정싸움으로 번져…맹희씨, 청구액 올려 1491억으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차명재산을 두고 장남 이맹희씨와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벌인 상속 소송 항소심에서 양측이 부친의 ‘유지’(遺志)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맹희씨 측이 청구금액을 96억원에서 1491억원으로 올리면서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1일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 윤준)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이맹희씨 측은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그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 ‘승지회’(承志會)를 언급했다. 이씨 대리인은 승지회가 장남 이맹희씨 부인인 손복남 CJ그룹 고문,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삼남 이건희 회장, 막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병해 전 비서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승지회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일방적인 경영을 통제하려고 했다”며 “특히 소 전 실장을 참여시킨 건 이건희 회장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건희 회장 대리인은 “선대 회장이 생전에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지배권과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한 것은 다툼의 여지 없이 명백하다”며 “이맹희씨도 자서전에서 인정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업보국을 위한 주요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하고 나머지 작은 계열사를 다른 자녀에게 먹고살 만큼 증여하는 것이 선대 회장의 철칙이었다”고 강조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5일 오후 2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3-10-02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