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환자 유인·알선 등 악용 막게…복지부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안’ 시행
내년부터 의료비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금액이 병원이 아닌 환자에게 직접 지급된다. 일부 요양병원이 본인부담상한제를 악용해 환자를 유인, 알선하거나 의료적 필요성이 낮은 불필요한 장기 입원(사회적 입원)을 조장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으로 본인부담상한제 사전급여 지급방식을 바꾼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방안’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보건 당국에 따르면 일부 요양병원이 “본인부담상한제를 이용하면 몇 개월 후에는 진료비를 내지 않아도 되고, 수백만원만 있으면 12개월간 입원할 수 있다”는 식으로 환자를 유인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본인부담상한제란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본인부담진료비(비급여, 선별급여 등 제외)의 총액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면 그 초과액을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개인별 상한액은 건보 가입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7개 구간으로 구분된다. 올해는 81만원에서 580만원 사이였다. 건보공단은 최고 상한액을 기준으로 해당 연도에 초과액을 사전지급한뒤 개인별 상한액이 확정되는 다음해 8월에 추가 정산을 하고 있다. 현재 사전지급은 병원이 공단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환자 본인부담금이 최고 상한액을 넘으면 병원은 진료비를 공단에 직접 청구해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편방안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는 병원이 진료비를 모두 환자에게 받아야 한다.
대신 공단은 환자가 이용한 모든 요양기관의 의료비를 합산해 본인부담금이 최고 상한액(올해 기준 580만원)을 넘으면 환자에게 직접 초과금을 지급하게 된다. 대상자는 고객센터(1577-1000)나 인터넷, 전화, 팩스, 우편 등으로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2019-12-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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