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런던 확진자 60% 연쇄 감염
“백신에 내성 지닌 변종 존재 안 한다
위험성 분석 중… 긴장 늦춰선 안 돼”
EMA, 화이자백신 조건부 승인 권고
‘변종 코로나’ 英 긴급 봉쇄에… “파리행 막차 타자” 런던 탈출 행렬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기쁨도 잠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에 유럽이 얼어붙고 있다. 영국 정부가 런던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긴급 봉쇄를 단행한 가운데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영국발 여행 제한 조치를 발표한 20일(현지시간) 런던 세인트판크라스 역사에서 여행객들이 파리행 막차를 타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다. 다행히 국내에선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보건 당국은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두 차례 진행하는 등 추가 조치와 철저한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 AP 연합뉴스
런던 AP 연합뉴스
전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텍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며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종식의 서막을 알렸던 영국은 변종 바이러스 대확산의 진원지가 됐다.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영국발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프랑스는 21일(현지시간) 0시부터 48시간 동안 항공·해상·철도 등 모든 이동과 영불해협 해저터널을 통한 화물차 운행도 중단시켰다. 중동과 남미 일부 국가, 캐나다 등도 영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멈췄다.
지난 9월 영국 런던과 켄트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는 11월 남아프리카에서도 확인됐고, 지난주 런던 신규 확진자의 60%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만큼 강력한 전파력을 가졌다. 또 덴마크,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보고됐다.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은 70%까지 강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면서도 각국은 잠재적 위험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도 영국발 확진 사례에서 변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질병관리청은 바이러스 변이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만 믿고 기존 방역지침을 지키는 데 느슨해져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리즈대 캐서린 노크스 교수는 BBC에 “최근 사람들의 긴장감이 상당히 느슨해진 상황인데, 우리가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순간 위험은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사용 승인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의약품청(EMA) 전문가 위원회가 이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 승인을 권고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유럽연합(EU)의 조건부 판매 승인은 코로나19 비상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절차다. 23일로 예정된 EU 집행위원회에서 공식 승인이 이뤄지면 27일부터는 27개 EU 회원국에서 즉각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12-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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