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일간 총파업 예고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의료계 2차 총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공의들이 파업 지지 등 주장을 담은 대자보를 벽에 붙이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정부 “보건소 중심 비상진료체계 구축”
일부 확진자 병상 없어 자택서 대기도
의료 공백 차단 위해 물밑 대화는 계속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6일로 예정된 2차 총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대규모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의협은 25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26~28일 총파업 관련 집단행동을 비대면으로 열어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부터 단계적 파업에 돌입한 전공의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던 전임의에 이어 의협 소속 개원의까지 가세하면 파장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파업 중인 전공·전임의들의 빈자리로 인해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응급실 중환자를 받지 않거나 신규 진료를 조정하는 등 환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환자 불편을 피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부산대병원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는 전공의 2명이 파업에 참가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진료 공백을 막기 위해 비상진료체계 구축에 나서는 한편 물밑 대화를 이어 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비상진료대책을 세워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의료·진료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에서는 고령층 코로나19 확진환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현재 전국에서 보유한 중증환자 치료병상 541개 중 환자가 입원 가능한 병상은 97개에 불과했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56개, 충청권은 9개, 영남권은 20개, 호남권은 1개뿐이다. 이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은 “수도권 중환자 병상 수는 85개인데 어제(24일) 기준 가용병상은 7개 정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병상 부족으로 입원이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광주시의 60대 환자가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순위에서 밀려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강원 원주시에서는 확진자 16명이 무더기로 발생하자 음압병상이 부족해 원주의료원 응급실을 폐쇄해 병상을 확보하고 경증·무증상은 당분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0-08-26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