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료자 ‘경제적 이유’ 증가세… 치과는 미치료자 3명 중 1명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은 줄고 있지만,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못 가는 사람의 비율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자 5명 중 1명이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했고, 특히 진료비가 많은 치과의 경우에는 미치료자 3명 중 1명이 경제 사정을 호소했다.28일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병·의원(치과 제외)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사람의 비율은 12.2%로 2009년 24.1%, 2011년 18.7%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남성의 미치료율이 9.1%인 반면 여성은 15.0%로 남녀 간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은 전 연령대에서 남성보다 미치료율이 높았다. 특히 70대 이상 여성은 미치료자가 4명 중 1명꼴이다.
미치료자 가운데 병원에 가지 못한 이유로 ‘돈이 없어서’라고 답한 사람은 21.7%에 이른다.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한 사람은 2009년 23.9%에서 2010년 15.7%로 감소한 뒤 2011년 16.2%, 2012년 19.7%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치과의 경우에는 29.7%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답했고 이 중 33.2%가 경제적 이유를 들었다. 치과는 2007년 40.3%였던 미치료율이 지난해 29.7%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일반 병·의원보다 높은 진료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경제적 이유의 미치료자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의사와 의료기관이 늘어나면서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되는 등 비경제적인 이유의 미치료율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4-09-29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