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말하다 - 폐암(상)] 폐암 왜 생기나

[암을 말하다 - 폐암(상)] 폐암 왜 생기나

입력 2013-09-16 00:00
수정 201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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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담배의 역습 비흡연 환자 역설

최근 금연운동의 확대로 1990년대 이후 감소 추세로 반전한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폐암이 증가하는 이유는 청소년과 여성 흡연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주의할 점은 담배 회사들의 교묘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이 담배의 폐해를 사실보다 희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저타르’, ‘저니코틴’으로 대변되는 소위 ‘순한 담배’ 이미지를 앞세운 담배회사의 대대적인 광고는 많은 애연가들로 하여금 잘못된 믿음을 갖게 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흡연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저타르, 저니코틴 담배는 폐암의 발생 형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편평세포암이 흔했으나 최근에는 선암이 자주 발생한다. 담배 필터가 일반화되고, 저니코틴 담배가 보급되면서 독한 담배를 피우던 예전보다 흡연량이 늘어난 것은 물론 연기를 더 깊게 들여마심으로써 담배의 유해성분이 폐의 주변부까지 깊게 흡입되기 때문이다. 권오정 교수는 “실제로 편평상피암은 폐의 중심부에 주로 발생하지만 선암은 폐의 주변부에서 호발한다”면서 “즉, 순한 담배는 실제로는 폐암의 발생 감소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며, 발병 양상의 변화만 가져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폐암 예방 및 치료법은 의문의 여지 없이 금연”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성 폐암환자의 증가도 눈여겨 볼 대목. 남성 환자가 완만하게 주는 것과 달리 여성 환자가 늘어나는 현상 역시 여성 흡연인구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흡연 외의 요인이 작용한다는 견해도 있다. 주방에서 장기간 흡입하는 연기와 가스 등이 폐암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9-1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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