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판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재밌게도 사람의 유형이 갈립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다가도 판수가 늘어나면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드러내지요. 유형을 크게 가르면 ▲주도형 ▲사교형 ▲신중형 ▲민감형 정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주도형은 승부욕이 강한 편입니다. 사람들을 끌어모아 판을 만드는 것도 이 유형이고, 일단 판이 벌어지면 겉으로는 허허 하지만 눈빛이 다릅니다. 말과 달리 치밀하게 점수를 따지는 등 남다른 승부욕을 보입니다. 사교형은 기분파쯤 되는 유형입니다. 상대방이 곧 점수가 날 상황인데도 일단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앞뒤 안 가리고 ‘고’를 외치다가 바가지를 쓰거나 독박 한방에 벌러덩 나가떨어지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이 돈을 따기는 쉽지 않지만 감이 오면 대박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신중형은 사교형과는 다릅니다. 한 번 판에 끼어들면 말도 하지 않고 판세에 집중합니다. 점수 계산도 치밀해 기분파처럼 함부로 내지르지 않아 좀체 돈을 잃지도 않으며, 개중에 신중이 지나친 사람은 큰 판을 한번 싹 쓸어 담기라도 할라치면 졸리다거나 허리가 안 좋다는 등의 핑계거리를 만들어 슬며시 자리를 뜨기도 합니다. 민감형은 처음에는 못한다며 빼지만 나중에는 가장 신나 하는 타입입니다. 이런 유형은 한번 분위기를 타면 놀라운 뒷심을 보여 주변을 황당하게 하기도 합니다.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주도형은 사고 우위, 사교형은 감정 우위의 외향적 스타일이고, 신중형은 사고 우위, 민감형은 감정 우위의 내향적 스타일입니다. 같은 유형이라도 판단의 기준을 이성에 두기도, 감정에 두기도 한다는 것인데 각각의 유형에 따라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 역시 다릅니다. 똑같은 사안인데도 어떤 유형은 “다행이야”라고 여기는 반면 어떤 타입은 “난 왜 이렇지”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고스톱 스타일이 아니라 자신이 맞닥뜨린 스트레스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이며, 이 대응 방식이 바로 스트레스의 강도 차이를 만듭니다. 당신은 어떤 스타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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