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유전자 메커니즘 규명
암 중에서드 특히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폐암의 유전자 메커니즘이 밝혀져 새로운 치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폐암전문클리닉 조병철·김혜련·김대준 교수팀은 폐암 중에서도 난치성으로 꼽히는 ‘편평상피세포 폐암’과 관련된 새로운 유전자 메커니즘을 찾아냈다고 최근 밝혔다.전 세계 암 사망률 1위 질환인 폐암은 ‘비소세포성 폐암’이 80% 정도를 차지하는데, 비소세포성 폐암은 다시 선암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구분된다. 이 중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비소세포성 폐암의 30% 정도로, 서양보다 우리나라에 흔하며 치료가 어려운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찾아낸 ‘FGFR1’(섬유아세포 성장인자)유전자의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편평상피세포 폐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FGFR1은 다양한 암세포의 성장과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알려져 온 유전자다.
연구팀이 편평상피세포 폐암으로 수술받은 환자들의 조직을 분석한 결과 전체 수술환자의 13%에서 FGFR1 유전자의 증폭이 확인됐다. 이렇게 FGFR1 유전자가 증폭된 환자는 수술 후 재발이 잦고, 전체 생존율도 낮았다. 또 흡연을 많이 한 환자일수록 FGFR1 유전자의 증폭 정도가 컸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FGFR1 유전자를 억제하면 편평상피세포 폐암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병철 교수는 “그동안 마땅한 표적치료제가 없던 편평상피세포 폐암에서 FGFR1 유전자를 이용한 표적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편평상피세포 폐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임상 암 연구 분야의 권위지인 ‘JCO’(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12-17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