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도 교육감 4년 임기 시작
진보·보수 모두 ‘학력 신장’ 입 모아혁신학교·특목고 사안엔 입장 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2대 서울특별시교육감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2022.07.01 서울시교육청 제공
3일 교육감들의 취임사를 보면 진보·보수 할 것 없이 학력 신장, 진단 평가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짧게는 코로나19가 휩쓴 지난 2년, 길게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재임했던 8년간 학력이 낮아졌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까닭으로 보인다.
진보 성향의 대표주자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온라인으로 열린 취임식을 통해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아이가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일제고사라는 낡은 프레임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진단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진보 성향의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역시 “2014년 ‘1등에서 25등까지’가 아닌 ‘1등이 25명’인 교육을 하겠다고 약속했고, 지금도 그 약속을 위해 멈춤 없이 달려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수 성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은 ‘전수학력평가 실시’다. 교육부가 매해 3% 표집 방식으로 진행하는 국가 수준 학력평가에 부산 지역 학교 참여를 대폭 늘리거나, 다른 시도 보수 교육감 등과 연합해 학력평가를 치르는 방법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초·중등 교육 예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대학 재정으로 전용하려는 정부 계획에 대해서도 시도 교육감 모두가 반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재정 당국은 내국세의 20.79%와 연동돼 규모가 커지고 있는 교육교부금을 학령 인구 감소에 맞춰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혁신학교와 자사고 존폐 등은 보수·진보 교육감 사이 입장 차가 두드러지는 이슈다. 혁신학교는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이 2009년 경기교육감 시절 처음 도입한 이후 진보 교육감의 상징과 같은 정책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혁신학교의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임태희(경기), 하윤수(부산), 김광수(제주) 등 보수 교육감들은 이에 대한 손질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가 자사고·특목고를 존치시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진보 교육감들은 정부와의 대립이 불가피하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자사고 전환을 역전시키고 취소하면 반대입장을 낼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임태희, 하윤수 교육감은 자사고를 유지·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충북에 자사고조차 없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AI 영재고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22-07-04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