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빵, 도시락, 단축수업… 겨우 피한 ‘급식 대란’

밥 대신 빵, 도시락, 단축수업… 겨우 피한 ‘급식 대란’

입력 2019-07-03 22:42
수정 2019-07-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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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802개 초·중·고 ‘급식 중단’

학부모 “활동량 많은 아이들 건강 걱정”
“파업 전날에야 대체식 안내 공지” 불만
오늘도 2056개 학교서 급식 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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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조리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3만 5000명(노조 측 집계·정부 집계는 2만 2000명)이 파업한 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가 대체 급식으로 나온 빵을 먹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급식 조리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3만 5000명(노조 측 집계·정부 집계는 2만 2000명)이 파업한 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가 대체 급식으로 나온 빵을 먹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기본급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2802개 초·중·고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각 학교에서는 미리 빵과 주스 등을 준비해 ‘급식 대란’을 피했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급식이 중단된 전국 학교 중 2572개교는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을 준비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가져오도록 했다. 230개 학교는 단축수업을 해 점심시간 전 하교시켰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은 급식실에서 밥 대신 간편식을 받았다. 곰보빵과 100㎖ 포도 주스, 사과 푸딩, 브라우니가 제공됐다. 이 학교에서는 조리사, 조리원 등 급식 종사자 4명이 파업에 참여해 급식 운영이 어려워지자 대체식을 제공했다. 학교는 전날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으로 대체식을 제공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학생들은 밥 대신 빵을 먹는 게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남모(9)양은 “초콜릿 브라우니가 제일 좋았다. 친구가 안 먹는 것까지 다 먹었다”며 웃었다. 반면 부모들의 걱정은 컸다. 이 학교 학부모 김모(42·여)씨는 “어른도 빵 하나만 먹으면 금방 출출해지는데, 아이들은 성인보다 활동량이 많고 소화도 잘되지 않느냐”면서 “내일부터는 다시 급식이 나온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44·여)씨는 “초교 2학년 아들이 입이 짧아 음식을 가리는데 오늘 빵과 주스만 나와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해서 속상하다”며 “대체식 안내 공지도 전날에야 전달받아 도시락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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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교에서는 전날 가정통신문을 보내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해 오도록 했다. 울산의 한 초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는 모습. 울산 연합뉴스
일부 학교에서는 전날 가정통신문을 보내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해 오도록 했다. 울산의 한 초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는 모습.
울산 연합뉴스
울산 북구 매산초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 이 학교 2학년 이모(8)군은 “엄마가 유부초밥과 과일을 싸주셔서 맛있게 먹었다”며 “엄마가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바쁘셨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 1173명 중 1168명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왔고, 나머지 5명은 학교에서 준 빵과 우유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교육부는 파업 여파로 4일에도 2056곳에서 급식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700여곳 줄어든 수치다.

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9-07-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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