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20분 화장실에 갇혀…학교 직원이 공구로 문 열어줘

수험생 20분 화장실에 갇혀…학교 직원이 공구로 문 열어줘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11-15 22:12
수정 2018-11-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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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수능’ 응시 수험생 “심리 흔들려 시험 망쳤다” 분통
부산교육청 “해당학교 시설물 제대로 관리 여부, 현장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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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2018.11.15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5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2018.11.15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5일 실시된 2019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한 수험생이 화장실에 20여분간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올해 3번째 수능에 응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산 서구 서대신동 부경고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20·여)은 1교시 국어시험을 마치고 오전 10시쯤 고사장 4층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뒤 밖으로 나오려던 이 수험생은 당황했다. 굳게 잠긴 잠금장치가 아무리 좌우로 움직여도 꼼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험생은 “도와달라”고 소리쳤고, 이 소리를 들은 한 다른 응시행이 교무실에 찾아가 학교 관계자들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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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준비...핫팩 손에 쥐고’
‘수능 준비...핫팩 손에 쥐고’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시험실에 입실한 수험생들이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2018.11.15/뉴스1
그러나 성인 너덧 명이 달라붙어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시설물 관리자가 사다리를 동원해 격벽을 넘어 수험생이 갇힌 화장실 칸으로 내려가 공구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몇 차례 강하게 내리쳐서야 ‘툭’ 소리를 내며 풀렸다.

20여분 간 화장실에 갇혔던 수험생은 2교시 수리영역 OMR 카드가 배부되는 시간에 겨우 맞춰 좌석에 앉았지만, 심리적으로 흔들리면서 결국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 학생은 문을 무리하게 열려다 손목까지 다쳤다. 그는 “명문대를 목표로 올해로 3번째 응시한 시험에서 이런 일을 겪어 분통이 터진다”며 “고사장 시설물 관리를 이렇게 허술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시험이 끝나자마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남학생이 사용하던 화장실을 수능시험을 위해 여자 화장실로 바꿨다”며 “밖에서 문을 여닫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근 뒤 제대로 열리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부산교육청은 16일 학교 측이 시설물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현장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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