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정책참여단 권고안 제시
수상경력·자율동아리는 기재교육부의 개선 시안보다 후퇴
교육부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를 위해 운영한 시민정책참여단이 이 같은 권고안을 제시했다며 12일 발표했다. 참여단은 학생·학부모·교원·대학관계자·일반시민 각 20명씩 총 100명으로 구성됐으며 두 차례 합숙 집중 토론 뒤 투표를 거쳐 권고안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학생부 개편안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참여단 논의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그대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권고안에 따르면 참여단은 교과 소논문 활동을 학생부에 적지 않기로 합의(3분의2 이상 찬성)했다. 소논문은 학생들이 관심 과목의 특정 주제로 작성한 글이다. 학생부 기록을 토대로 뽑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논문을 대필하는 학원까지 등장하는 등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학생들의 희망 직업·진로 등을 적는 ‘진로희망’ 항목도 삭제하되 창의적 체험활동 항목 안에 관련 내용을 적고, 대학에는 제공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학생들의 희망 진로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데 학생부에 한 번 기록하면 정정하기 어렵고, 가정 형편에 따라 희망 직업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인적 사항 항목에 적던 ‘부모 정보’도 앞으로 적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학부모·학생 등이 “교과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만 교내 상을 몰아 준다”고 지적받아 온 수상경력 항목은 “기재는 하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 부모나 사설 컨설팅업체가 개입하는 일부 사례가 알려진 자율동아리 항목은 “현행처럼 적되 (동아리) 가입을 제한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항만 기재하라”고 했다. 애초 교육부가 시민참여단 논의 진행 전 만들었던 학생부 개선 시안보다 후퇴했다. 참여단 논의를 진행한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수상경력이나 자율동아리 활동에 부작용이 있더라도 학생의 성취도 등을 볼 수 있는 자료인 만큼 보완해 유지하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부 숙의 과정에 참여했던 교원 단체들은 “교육부가 자신의 입장이 참여단 결정에 반영되도록 논의 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실천교육교사모임 등 4개 단체는 앞서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정책숙려 결과를 교육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8-07-13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