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 위주로 4차산업 인재 육성 못해”…대입 논·서술형 IB 도입 검토 한목소리

“암기 위주로 4차산업 인재 육성 못해”…대입 논·서술형 IB 도입 검토 한목소리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8-07-02 22:26
수정 2018-07-0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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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조희연 서울교육감·‘보수’ 강은희 대구교육감 인터뷰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에서 대입 시험으로 활용하는 국제교육과정인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진보(조희연)와 보수(강은희) 성향의 상반된 두 교육감이 같은 정책을 공유하는 건 이례적이다. 조 교육감은 첫 재선 서울교육감으로, 강 교육감은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경북과 함께 3곳에 불과한 보수 교육감으로 이날 첫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과 대구는 각각 대치동과 수성구로 대표되는 사교육 1번지가 있는 곳으로 누구보다 높은 교육열을 가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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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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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희 대구교육감
강은희 대구교육감
조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교육을 위해서는 일선 학교의 수업과 평가에서 혁신을 이뤄야 한다”면서 “과거 획일적인 단답형, 객관식 지필평가가 아닌 논·서술형으로 가는 방향의 개혁이 있어야 한다. IB 도입안을 포함해 평가 혁신을 위한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최근 ‘한국형 IB’를 만드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강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시점에서 아이들의 능력을 그에 맞게 개발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건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면서 IB 도입의 필요성 측면에서 조 교육감과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교육청 차원에서 IB를 도입할 수도 있겠지만 관련 교육과정을 위해 인력을 양성해야 하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검토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진보 진영에서는 교육의 형평성에, 보수 진영은 교육의 효율성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 후보들은 교육의 양극화를 조장한다며 자사고·외고의 폐지를 주장했고, 보수 후보들은 전체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이유로 자사고·외고의 활성화를 주장했다. 그럼에도 두 교육감은 현재 교육 시스템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고 의견 일치를 보인 것이다.

이들은 현재 상대평가제인 고교 내신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고교 내신은 각 학생들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1~9등급을 부여하는 상대평가제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중장기 대입 정책 방향에서 고교 내신을 각 과목마다 학생 비율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 점수를 받으면 높은 등급을 주는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답보 상태다.

강 교육감은 “원칙적으로 내신 절대평가제 도입이 맞다”면서 “다만 이를 위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내신 절대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내신 절대평가를 통해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그 이후 대학이 학생들을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신 절대평가로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둘은 비슷한 이유를 들었다. 조 교육감은 “미래 교육과정에서 과정 중심 평가를 확장하는 건 필수나, 그 전제는 대학 입시 경쟁의 완화”라고 말했다. 강 교육감도 “고교에서는 대학 입시 때문에 절대평가제의 안착이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IB 도입이 아니더라도 한국 교육과정 혁신이 이뤄지려면 현 수능 체제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8-07-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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