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유학년제 학교별 컨설팅… 불평등 해소할까

교육부, 자유학년제 학교별 컨설팅… 불평등 해소할까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8-05-08 21:14
수정 2018-05-0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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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절반 시행… 77곳 상담
방학 땐 교사·학부모 대상 시연


수도권·지방 인프라 격차 문제
‘사교육 올인’ 등 부작용 극복해야
올해 첫 도입된 중학교 자유학년제 정착을 위해 교육부가 ‘학교별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자유학년제가 학생들이 입시에서 벗어나 진지하게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한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대입제도와 연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8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처음 시작되는 자유학년제는 전국 3210개 중학교 중 절반(48.2%)에 해당하는 1503개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자유학년제란 중학교 1학년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고 직업체험이나 예술, 과학실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학생생활기록부에 성적이 아닌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 수행 과정이 문장으로 기록되며 고교 입시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지난해 전국 중학교에 의무 적용된 자유학기제를 1년으로 확대한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사전수요조사에서 컨설팅 참여를 희망한 77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8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학교별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한다. 자유학기 운영 경험이 풍부한 교사 등 5명 안팎의 컨설팅단이 학교로 직접 찾아가 컨설팅한다. 여름방학 때는 현장 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생중심 교실수업 운영 우수사례를 시연하는 ‘자유학기제 수업 콘서트’를 개최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7년 자유학기제 운영에 따른 교육성과 변화 분석’에 따르면 자유학기제 시행 이후 각 학교의 진로성숙도나 학교만족도 등이 시행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공약으로 2016년 처음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현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는 교육 정책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올해 자유학년제를 도입한 충남 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 업무량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모든 학생들의 과정 평가를 문장으로 기록해야 하는 자유학년제를 취지대로 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지방의 경우 도시 지역과 비교해 전문 강사나 체험 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또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자유학기·학년제를 악용해 해당 기간을 사교육에 ‘올인’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전국 중학교가 의무 시행하고 있지만 자유학년제는 선택사항이어서 지역별로 실시 학교 비율이 달라 정책의 통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교육부는 당분간 자유학년제는 각 학교 자율로 맡긴다는 방침이다.

함승환 한양대 교수는 “사회복지제도가 안정된 유럽 복지국가 등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다 보면 지역·소득별 불평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 더 많은 예산을 책정하거나 대입제도 및 사회 복지제도와 함께 연계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8-05-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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