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제 전면실시… 남은 과제는

주5일 수업제 전면실시… 남은 과제는

입력 2012-02-21 00:00
수정 201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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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프로그램 준비 미흡 사교육비 지출 늘어날 듯

다음 달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실시되는 주5일 수업제 자율 시행에 사실상 거의 모든 학교가 참여한다.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장에서는 교육 당국이 대안으로 내놓은 토요프로그램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너무 조급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토요일 사교육 쏠림 현상으로 인해 사교육비 지출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특별교부금 지원… ‘토요 돌봄교실’ 3000곳 운영

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만 1493개교 가운데 1만 1451개교(99.6%)가 다음 달부터 전면 주5일 수업을 실시한다. 41개교(0.4%)는 월 2회 실시하기로 했고, 실시하지 않는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초등학교는 5882곳 모두가 전면 실시한다. 중학교는 3158곳(99.8%)이 전면 실시, 6곳(0.2%)이 월 2회 실시하고 전남의 1곳만 실시하지 않는다. 고교는 2263곳이 전면 실시하고, 33곳이 월 2회 주5일제를 운영한다. 특수학교도 98.7%인 148곳이 전면 주5일 수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주5일 수업제는 1998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뒤 2001~2003년 연구학교 운영, 2004년 월 1회, 2006년 월 2회 확대를 거쳐 14년 만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해 특별교부금 지원·주말 프로그램 확충·돌봄교실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시·도 교육청에 특별교부금 50억 2000만원을 지원해 구체적인 시행책을 마련하게 할 방침이다. 특히 주말 예술교육 강화를 위해 613억원을 투입, 예술강사 4350명을 국악·연극·영화·무용 등 8개 분야 수업에 활용한다. 또 지난해 300명이던 토요 스포츠강사는 올해 1415명으로 늘어난다. 토요일에도 집을 비워야 하는 저소득층 및 맞벌이 가정의 자녀를 위해서는 ‘토요 돌봄교실’ 3000개를 운영하고,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는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도 지난해 1000개에서 1700개로 늘렸다. 다만 이들 대책들이 쏟아지는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체험학습·사교육 쏠림 현상 당분간 나타날 수도

학교 현장과 학부모들은 주5일 수업제 시행에 따른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상당수 학교가 새학기 평일 시간표와 토요일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모 초등학교 교사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토요 프로그램 참여조사를 했는데, 예상보다 지원자가 적어 계획표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놀토’를 겨냥한 학원수요 증가가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고등학생 대상 학원들의 경우, 토요일 오전시간대의 신규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체험학습 관련 지출이 늘면서 가계 경제에 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장은숙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 모임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놀토 프로그램’이 아직 정착되지 못한 단계여서 체험학습 운영업체나 사교육으로 당분간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2-2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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