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지루하다고? 인터넷으로 배우면 어렵지 않아요”

“과학이 지루하다고? 인터넷으로 배우면 어렵지 않아요”

입력 2011-11-15 00:00
수정 201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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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과학 지식 웹사이트 여기 다 있네…

인터넷은 무궁무진하다. 검색어 몇 글자만 넣으면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아 그 단어와 관련된 수십만 개의 글 조각들을 내어 놓는 모습을 보면 ‘정보의 바다’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정보를 어떻게 찾아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온전히 인터넷 사용자에게 달려 있다. 여기 단순히 “컴퓨터를 한다.”거나 “쓸데없이 웹서핑을 한다.”고 자녀들을 나무라는 학부모, 또는 보다 나은 정보를 찾기 위해 헤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보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웹사이트들이 있다. 스마트폰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은 덤이다. 오늘의 웹서핑 키워드는 ‘과학’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찾기를 바라는 마음, 좀 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소망을 가진 과학자들의 노력 결과물을 만나 보자.
마틴 폴리아코프 英 노팅엄대 교수
마틴 폴리아코프 英 노팅엄대 교수


●애니로 만든 사이트 favscientist.com

마틴 폴리아코프 영국 노팅엄대 화학과 교수는 ‘아인슈타인 교수’로 불린다. 폴리아코프 교수는 하얗게 헝클어진 머리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기억되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그대로 빼닮았다. 폴리아코프 교수가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은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 때문이다. 그는 2008년 7월부터 주기율표에 등장하는 각종 원소들에 대한 내용을 하나씩 동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와 자신의 홈페이지(www.periodicvideos.com)에 올리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자연계에 존재하는 118개의 원소 시리즈를 비롯해 300여개에 가까운 동영상이 게재됐다. 대학교수의 강연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동영상 내용은 파격적이다. 수소(H)를 설명하는 동영상에서는 폭발 실험을 비롯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놀라운 원소의 모습들이 계속 등장한다. 5분여에 불과한 시간이지만 딱딱한 교과서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폴리아코프 교수의 강연은 매회 10만건 이상의 조회 수를 자랑한다. 국내에서도 화학도들 사이에서는 꼭 해봐야 할 ‘성지순례’(인터넷에서 유명한 콘텐츠 또는 게시글을 찾아보는 일)로 불릴 정도다. 폴리아코프 교수는 “과학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 “인터넷을 통한 강연은 오프라인 강연보다 댓글이나 조회 수를 통해 더 빨리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그의 사이트에는 주기율표에 등장하는 원소들 이외에 보너스 영상들도 끊임없이 올라온다. 폴리아코프 교수의 제자들은 그의 생일을 맞아 전자현미경과 이온빔 등을 사용해 폴리아코프 교수의 머리카락 위에 118개의 원소기호를 새겨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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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노팅엄대 인근에 위치한 노팅엄 트렌트대학도 유명한 과학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바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학자’(My Favourite Scientist)다. 영화 제작자인 브래디 하란이 노팅엄 트렌트대 과학자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이 사이트(www.favscientist.com)는 그야말로 누구나 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세계 네티즌 누구나 이메일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과학자에 대한 의견을 보낼 수 있고, 채택된 과학자는 애니메이션과 실사 화면이 편집된 익살스러운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과학자 중 아인슈타인이나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대중적으로 유명한 과학자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오히려 자신의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거나 묵묵히 연구에만 매진하는, 존경받아 마땅한 과학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미생물과 인간 질병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스탠리 팔코 스탠퍼드대 교수나 ‘동물의 세계’로 대표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최초로 만들어 낸 영국의 데이비드 아텐버러 같은 생존 인물도 등장한다. 이 밖에 ‘공짜로 좀 더 많은 것을 배우자’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칸아카데미’(www.khanacademy.org)도 수학과 과학에 관한 저명 인사들의 동영상을 가득 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학을 타자 치듯 재밌게… ‘쿨매쓰’

국내 사이트 중에서는 상남재단이 운영하는 ‘LG사이언스랜드’(www.lg-sl.net)가 주목할 만하다. 어려운 과학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각종 퀴즈와 과학뉴스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그중에서도 과학 지식을 외울 수 있는 ‘과학송’이 백미다. ‘먹이연쇄송’ ‘전기송’ ‘세포분열송’ 등 과학 원리가 흐름에 맞춰 흥겨운 리듬과 함께 노래방처럼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직접 하기 힘든 실험을 보여 주는 ‘척척박사 실험실’도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다.

30대 이상이라면 누구나 컴퓨터를 배우면서 ‘타자 연습기’를 통해 한글 타이핑 실력을 키워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쿨매쓰(www.coolmath.com)는 수학에서 타자 연습기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메뉴로 구성돼 있다. 사칙연산부터 좀 더 복잡한 논리적 계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상과 그래픽으로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미국 수학 교사들이 추천하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대중교통을 이용 시, 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 싶다면 학술정보원 명강의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보자. 국내외에서 선별된 각종 강연을 무한정 공짜로 듣고 볼 수 있다. 강의들은 학술정보원 홈페이지(www.kocw.net)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일방적인 강연이 심심한 사람은 ‘알캐미’(alchemy) 앱을 설치해 보자. 땅·불·공기·물 등 네 가지의 기본적인 요소를 합성해 총 270가지의 요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과학적으로는 맞지 않는 조합도 있지만, 결과물에 대한 근거에는 수긍할 수 있는 만큼 논리력을 키우기에는 충분히 가치 있는 앱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1-11-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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