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비백인 버스기사 제지로 상황 종료
“난리 났는데도 현지인들 모른 척”
![호주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현지 10대 소녀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JTBC ‘사건반장’ 제보영상 캡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72153_O2.jpg.webp)
![호주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현지 10대 소녀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JTBC ‘사건반장’ 제보영상 캡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72153_O2.jpg.webp)
호주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현지 10대 소녀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JTBC ‘사건반장’ 제보영상 캡처
호주를 여행하던 한국인 가족이 현지 10대 소녀들에게 조롱을 당한 영상이 공개되며 충격을 안기고 있다.
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초 50대 여성 A씨와 남편, 대학생 아들딸은 시누이 가족이 사는 호주 시드니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12일 오후 3시쯤 시드니의 유명 관광지에 들렀다가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던 중 호주의 10대 소녀들로부터 봉변을 당했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여학생들은 웃고 떠들며 소란을 피우다 냄새가 나는 스프레이를 A씨 가족에게 분사했다.
A씨는 “놀라서 영어로 ‘뭐 하고 있는 거냐’고 그랬더니 깔깔거리고 웃으면서 저희가 보는데도 뿌리더라.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계속 저희 쪽을 향해서 뿌렸다”고 말했다.
이를 목격한 버스 기사는 소녀들에게 다가가 “옛날에도 너네 이랬지. 이랬다는 거 다 안다. 버스에서 당장 내리라”고 말했다. 버스 기사 역시 백인이 아니었다.
소녀들은 버스 기사에게도 욕설을 하면서 “우리가 왜 내려야 하냐”고 말했다. 이에 버스 기사는 “너희들이 내리기 전까지 난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경찰도 부를 거다”라며 버스 출입문을 열고 정차했다.
소녀들은 10분이 지나서야 A씨 가족에게 “너희들도 내려야지”라고 말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린 소녀들의 행동은 더 충격적이었다. A씨 가족은 소녀들의 행동을 영상으로 남기려 휴대전화를 들었는데, 소녀들은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리면서도 창문 너머의 카메라로 다가와 침을 뱉거나 손가락 욕설을 하는 등 무례한 행동을 계속 이어갔다. 깔깔거리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A씨는 당시 버스 안에서의 상황에 대해 “난리가 났는데도 현지인들은 다들 모른 척했다. 버스 기사가 도와줘서 다행이었다”며 “내릴 때 버스 기사분이 이거 다 녹화됐으니까 자료가 필요하면 연락 달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는 “시누이 가족이 호주에 살고 있지만 이런 일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버스 기사의 도움 덕분에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며 고마워 했다.
이어 “우리가 외국인이자 한국어를 사용하는 관광객이었기 때문에 표적이 된 것이 아닐지 생각한다”면서 “인종차별적 행동에 매우 불쾌했다”고 전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워킹 홀리데이 중인 20대 한국인 남성이 백인 남성 3명으로부터 조롱과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CCTV 영상. 사진 JTBC 캡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72154_O2.jpg.webp)
![호주 시드니에서 워킹 홀리데이 중인 20대 한국인 남성이 백인 남성 3명으로부터 조롱과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CCTV 영상. 사진 JTBC 캡처](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6/SSC_20250206172154_O2.jpg.webp)
호주 시드니에서 워킹 홀리데이 중인 20대 한국인 남성이 백인 남성 3명으로부터 조롱과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CCTV 영상. 사진 JTBC 캡처
한편 호주는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한 국가로 알려져있다. 과거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통해 백인 중심적 지배체제를 구축한 ‘백호주의’ 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1973년 백호주의 정책을 폐지하고 1975년 인종차별금지법을 제정했지만 최근까지도 인종차별 논란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4년 3월에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 시드니를 찾은 20대 한국 남성 오모씨가 현지에서 백인 남성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 알려진 바 있다. 당시 백인 남성 3명은 오씨를 보며 “스몰 아이즈”라며 눈을 찢는 대표적인 동양인 인종차별 동작을 취한 후 날아차기를 하는 등 폭행을 했다.
2023년 11월에는 호주 시드니 길거리에서 한인 여성이 현지 10대 소녀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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