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자택 장롱·부친은 평택 창고에 유기
용의자 김씨 “2000만원 채무관계” 진술中동포 공범 3명 범행 후 칭다오로 출국
경찰 “5억원 챙겨 도주” 범행 동기 의심
“이희진 범행 연관 가능성도 수사 진행”
지난 17일 검거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 부모 살해 용의자 김모씨가 18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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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이씨 동생으로부터 부모님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해 흉기에 찔려 숨진 이씨 어머니 A(58)씨를 지난 16일 안양 동안구 자택 장롱에서, 아버지 B(62)씨를 평택의 한 창고에서 지난 17일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어머니 A씨의 사망 추정시간에 집으로 들어간 남성을 확인하고 추적에 나서 지난 17일 용의자 김모(34)씨를 검거했다. 하지만 30대 중국동포 공범 등 3명은 범행 직후인 지난달 25일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김씨는 공범 3명과 함께 지난달 25~26일 사이 이씨 부모 자택에서 두 사람을 살해했다. 이튿날 이씨 아버지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해 이삿짐센터를 통해 옮겼다. 당시 집 안이 깨끗이 정리돼 있어 이삿짐센터 직원들은 의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범행 직후 이들은 차례로 이곳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뒷수습을 한 뒤 26일 오전 마지막으로 혼자 빠져나왔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수법, 시신 유기 등 많은 부분에 의혹을 갖고 수사 중이다. 특히 시신 발견 현장이 다르고, 가족 실종신고에 20여일이나 지체된 점 등을 특이점으로 꼽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의 아버지와 2000만원 채무 관계가 있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집 안에 있던 5억원을 가져갔다는 진술이 범행 동기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이 돈은 이씨 동생이 차를 판매한 대금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투자 유치와 관련 있는 피해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다. 해외로 달아난 공범 3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 후 국내 송환을 요청할 계획이다.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하던 이씨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과 30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금고에 쌓여 있는 현금 등 재력을 과시하는 사진을 올려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졌다. 동생(31)과 함께 미인가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2014년부터 2년간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되팔아 시세차익 130억원을 남긴 이씨는 불법 주식거래 등의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씨는 벌금을 낼 돈이 없다는 태도를 보여 일당 1800만원의 ‘황제 노역’을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의 범행과 연관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2019-03-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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