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교사 2명 성추행 피해자 75명…“성추행 알렸지만 보고 안 돼”

여주 교사 2명 성추행 피해자 75명…“성추행 알렸지만 보고 안 돼”

김서연 기자
입력 2017-07-26 11:31
수정 2017-07-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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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시에 있는 고등학교 교사 2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본 피해 학생이 75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학생 대다수가 여학생인 가운데 남학생도 3명 포함됐다. 한 학생은 “담임교사에게 성추행 사실을 알렸지만 학교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교교사 제자 성추행
고교교사 제자 성추행
경기 여주경찰서는 해당 학교 전교생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한 결과 고등학교 교사 2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학생 수가 75명으로 파악됐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경기도 여주시에 있는 A고등학교 교사 김모(52)씨와 한모(4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 학교 학생부장이자 2·3학년 학생들의 체육 교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체육수업 도중 여학생들에게 안마해달라며 자신의 엉덩이 부분을 만지게 하고, 자신도 여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만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교 복도 등에서 마주친 여학생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엉덩이 등을 상습적으로 만진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성추행한다”는 신고를 받은 뒤 추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3차례에 걸쳐 A학교 1∼3학년 전교생 450여명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김씨로부터 피해를 봤다고 답한 학생은 34명, 한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한 학생은 55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4명은 두 교사로부터 동시에 피해를 봤다.

피해 학생 대부분은 여학생들이지만, 남학생 3명도 포함됐다. 남학생들은 김씨가 자신들에게 안마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한 직후 피해 학생 수를 3∼4명으로 추정했으나, 전수조사 결과 피해 학생 수가 늘었고 대부분 비슷한 수법으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일부는 가해 교사를 지칭하며 ‘기분이 나쁘다’, ‘영원히 안 봤으면 좋겠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학생들이 그랬다고 하니 잘못한 것 같다”고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한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한편 전수조사 과정에서 한 학생은 “성추행을 당해 담임선생님에게 알렸지만 학교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제자의 성 관련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교사는 즉시 학교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학교장은 경찰에 고발해야 한다.

경찰은 “A학교에서 발생한 성추행 등 폭력 사안에 대해 학교가 미흡하게 대처한 부분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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