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등산객 살인사건 용의자 김모 씨(61)가 조사를 받기 위해 30일 오전 서울 노원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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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구지법에 따르면 김씨는 1997년 6월부터 3개월간 대구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총 5차례에 걸쳐 알코올중독으로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듬해 가정불화로 가출해 노숙 생활을 하다 2000년 7월부터 서울 노원구의 한 사회복지관에서 공공근로자로 일했다.
그러던 김씨는 예전에 살던 경북 청도군 한 마을에서 부자로 소문났던 이모(당시 64·여)씨가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생활한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김씨는 2001년 1월 9일 노원구의 한 철물점에서 흉기를 구입해 청도군으로 향했다.
다음날 오후 6시께 이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안방에 누워있다가 이씨에게 들켜 도망갔다.
한동안 마을 이장 등 옛 지인 집을 전전한 그는 16일 오후 9시 다시 이씨 집에 침입했다.
아궁이 옆에 숨어있던 김씨는 오후 10시께 이씨가 집에 들어와 안방에 눕자 방으로 들어갔다.
도망가려던 이씨의 멱살을 잡고 흉기로 목 등을 11차례 찔러 숨지게 한 김씨는 집에 있던 술 1병을 꺼내 마셨다. 이어 장롱 서랍에서 2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씨는 범행을 위해 청도군으로 떠날 때와 범행 시점 모두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
당시 법원도 “김씨가 입원치료 뒤에도 음주습벽, 환시, 환청, 충동적인 행동의 증세가 여전히 남아있는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였으며 범행 당일에도 소주 1병을 마셔 상당히 취한 상태였다”면서 김씨의 심신미약을 인정했다.
법원은 그러나 “범행방법이 대담하고 잔혹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며 피해자 집에서 술을 꺼내 태연히 모두 마시고 현금을 강취하는 등 범행 후의 정상 또한 대단히 가증스럽다”면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대구고법 역시 “김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은 인정하지만 죄질이 극히 불량한데다 유족들의 피해 감정을 누그러뜨릴 만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를 기각했다.
김씨는 29일 오전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 A(64·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강도살인죄로 15년간 복역하고서 올 1월 19일 출소한 뒤 노숙 생활을 해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