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끌던 ‘김해마약왕’ 검찰과 영화같은 추격전

벤츠 끌던 ‘김해마약왕’ 검찰과 영화같은 추격전

입력 2013-11-24 00:00
수정 2013-11-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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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부산·경남 일대에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일명 ‘히로뽕’)을 대량 유통한 일당과 상습투약자들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윤재필 부장검사)는 일명 ‘김해 마약왕’ 오모(43)씨 등 필로폰 판매상 5명과 상습투약자 이모(34)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민모(42)씨 등 잠적한 필로폰 소매상 2명은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또 이들 판매상이 소지한 필로폰 약 370g을 압수했다. 이는 소매가격 1억2천만원 상당으로 1만2천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중국에서 부산으로 필로폰을 몰래 들여오는 밀수조직으로부터 입수한 필로폰 318g을 정모(48·구속기소)씨 등 중간판매상들에게 이미 팔았거나 팔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가 판매한 필로폰은 수도권과 영남 지역에서 최소 10g(300명 투약분) 이상씩 대량으로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김해 지역에 거주하는 오씨는 주변에서 ‘김해 마약왕’으로 불렸다.

오씨는 자신과 주로 거래한 중간판매상 정씨가 구속되자 정씨의 약혼녀에게 변호사 비용 및 ‘옥바라지’ 비용 마련을 명목으로 필로폰 50g을 건네기도 했다.

오씨 등 필로폰 판매범들은 ‘대포폰’을 여러대씩 갖고 다니면서 차명계좌를 통해 필로폰 대금을 받았으며, 승용차 안에서만 필로폰을 거래하는 등 은밀한 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오씨는 최고급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신분을 위장하는 등 수사당국의 눈을 속여왔다.

검찰은 지난 7월 김해 지역에 수사인력을 파견해 검거에 나섰지만, 검찰의 승합차량을 발견한 오씨가 벤츠 승용차로 빠르게 도주하면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수십㎞를 쫓아간 검찰은 김해시 체육공원 인근에서 오씨의 차량을 발견했으며, 수사관들을 경차에 태워 보내 오씨의 눈을 속여 접근, 검거에 성공했다.

오씨 차량에서 필로폰은 물론 주변 경계용 망원경과 일본도까지 발견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고향 선후배거나 교도소 수감 중에 친분을 쌓은 이들 사이에서 은밀히 필로폰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아리파’ 조직원인 최모(43·구속기소)씨가 오씨로부터 필로폰을 사들여 서울·성남 등지에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조직폭력배들이 마약 유통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중국에서 부산으로 필로폰을 들여와 이들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밀수조직을 함께 적발, 수원지검에서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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