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손·머리 등에 가혹행위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늘과 비슷한 핀으로 원아들을 수차례 찔렀다는 주장이 제기돼 아동보호기관이 조사에 나섰다.충북 충주시는 한 사립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핀으로 가혹행위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학부모들은 이 어린이집 야간반 전담 보육교사인 A(48·여)씨가 장난을 치는 등 교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아이들에게 ‘말 잘 듣는 침’을 놓겠다며 핀으로 손과 발바닥, 머리 등을 상습적으로 찔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동보호기관은 전체 원생 100여명 가운데 30여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현재 10여명에게서 핀으로 찔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A교사는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침을 놓는다고 겁만 줬을 뿐 찌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A교사가 혼자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에 이런 짓을 저질러 원장과 동료 교사들은 모르고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A교사의 가혹행위는 한 학부모가 집에서 동생에게 말 잘 듣는 침을 놔 주는 아이의 행동을 우연히 보면서 알려지게 됐다.
학부모 B(48)씨는 “우리 딸아이는 A교사 얘기만 하면 저의 입을 틀어막는 등 정신적인 피해가 큰 것 같다”면서 “지난해 8월 무언가에 찔린 상처를 아이 손에서 발견해 어린이집에 문제를 제기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며 그냥 넘어갔었다”고 말했다.
학부모 6명은 어린이집 원장과 A교사를 지난 19일 경찰에 고소했다. 시는 A교사의 가혹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어린이집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3-06-21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