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오열하는 고계순 할머니

[포토] 오열하는 고계순 할머니

입력 2026-04-03 17:36
수정 2026-04-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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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올해 추념식은 ‘4·3의 역사는 평화를 품고, 역사의 기록은 인권을 밝히다’를 주제로 마련됐다.

주제에는 4·3 기록물이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고 4·3 정신인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미가 담겼다.

이날 추념식에는 구름 많고 바람이 다소 부는 날씨 속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도민, 정부 인사, 정치인 등 2만여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채웠다.

추념식 본행사는 4·3희생자 영령을 위한 묵념,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인사말씀, 추념사, 유족 사연, 추모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렸고, 추념식 현장에는 동박새 소리와 첼로 연주가 함께 울려 퍼졌다.

이번 추념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해 추념사를 했다.

김 총리는 “2024년 12월 3일 불법계엄의 망령이 되살아났을 때 제주도의회는 지방의회 가운데 가장 먼저 대통령 탄핵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제주인들은 단호한 목소리로 계엄 반대를 외쳤다”며 “4·3의 역사를 잊지 않은 제주도민이,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주셨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4·3의 진실을 마주하고 올바른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역사적 사명”이라며 “국민주권정부는 4·3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고 4·3희생자와 유족 여러분의 명예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4·3의 역사를 끝까지 기억하고 기리고 되새기면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 위에 더 큰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나가겠다”며 “결코 제주4·3과 작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도는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세계에 전파하는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겠다”며 “아울러 4·3을 왜곡하고 훼손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강요된 침묵의 세월을 견뎌내며 처절하게 몸부림쳐온 절규는 4·3이 진실을 깨우는 원천이 됐고, 함께 흘린 피눈물의 외침은 세계인이 공감하는 역사가 됐다”며 “모진 풍파 속 쌓인 피눈물을 어루만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3아카이브 기록관 건립 지원, 4·3 왜곡 처벌 규정 등을 담은 4·3특별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유족 사연은 4·3 희생자의 가족관계 정정 첫 결정 사례인 고계순(78) 어르신의 이야기가 영상과 배우 김미경 낭독으로 소개됐다.

고계순 할머니는 친아버지가 4·3으로 희생돼 작은아버지 자녀로 살아오다가 올해 2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의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결정에 따라 친아버지 자녀로 가족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할머니의 아버지 사진을 품에 안은 배우 김미경이 “우리 삼춘 이제랑 당당히 아버지 불러보십서” 하며 다가가자 고 할머니는 “아버지 보고 싶어요. 얼굴도 한 번 못 봤는데”라며 오열했고, 참석자들도 눈물지으며 4·3의 아픔에 공감했다.

이어진 추모 공연으로는 바리톤 고성현이 소해금 연주가 량성희의 연주에 맞춰 가곡 ‘얼굴’을 불렀다. 량성희는 증조부가 4·3희생자고 조부모 고향이 제주인 재일동포다.

이어 제주도립합창단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한 뒤 4·3 평화합창단, 어린이합창단과 함께 ‘아름다운 것들’을 노래했다.

추념식은 KBS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추념식 본행사에 앞서 오전 9시부터 종교의례와 추모 공연 등 식전 행사도 진행됐다.

행사가 모두 끝난 후에는 참배객들이 위령제단에서 헌화·분향하며 4·3 영령을 추모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추념식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등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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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희생자 추념일은 지난 2014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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