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유린’ 영화숙·재생원 피해자에 511억원 배상 판결…법원 “깊은 사과”

‘인권 유린’ 영화숙·재생원 피해자에 511억원 배상 판결…법원 “깊은 사과”

정철욱 기자
정철욱 기자
입력 2026-01-28 16:12
수정 2026-01-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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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소 승소한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
손배소 승소한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 1960년대 부산지역 최대 부랑인 집단 수용시설인 영화숙·재생원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이 28일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960년대 부산지역 집단 수용 시설인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이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8일 승소했다.

부산지법 민사 11부(부장 이호철)는 이날 손석주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 등 피해자와 유족 18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와 부산시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청구 금액 711억원 중 511억원을 위자료로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피해자의 자녀인 원고 1명은 피해자의 사망 사실을 인정할 근거가 없어 청구를 기각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을 ‘광범위한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국가작용에 의한 기본권 침해’라고 규정하면서 “국가와 부산시 공무원의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수호하는 국가의 의무를 방기하면 국민의 존엄이 훼손되고 불행해진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재판권을 위임받은 법관으로서 그동안 고통받고 외면받았던 피해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영화숙·재생원은 1960년대 부산 지역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다. 1951년 영화숙이 설립돼 50여명을 수용하다가 1961녀 영화숙·재생원으로 확대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는 이곳에서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성폭력, 교육받을 권리 침해 등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가 일어났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해 2월 26일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피해자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위로금과 생활지원금, 의료비 등을 지원해 실질적 피해 회복 조치를 하라고 권고했다.

손석주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는 이날 판결 후 기자회견에서 “코흘리개 꼬맹이가 이제 노인이 됐다. 사과의 말을 들으니 속이 후련하다. 국가 폭력 피해자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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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대리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의 윤재철 변호사는 “몇몇 피해자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소송이 길어지면 아무 배상도 받지 못한 채 사망하게 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신속한 배상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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