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가 무슨 소용’ 짧은 시간에 더 많이 쏟아져…장마·폭염 동시 기승

‘예보가 무슨 소용’ 짧은 시간에 더 많이 쏟아져…장마·폭염 동시 기승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입력 2024-07-08 13:29
수정 2024-07-0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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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우산 쓴 시민들
출근길 우산 쓴 시민들 8일 오전 인천 남동구 길병원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뉴시스
본격적인 장마철인 7월에 접어든 가운데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집중 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과거 전국적으로 비가 쏟아지면서 기온이 다소 내려갔던 장마의 형태는 앞으로도 경험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경북 안동시 옥동과 영양군 영양읍 일대 읍면동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이면 기상청이 직접 발송한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발송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지역의 돌발성 호우는 오전 3~4시를 기준으로 발생한 ‘야행성 호우’였다. 남북으로 폭은 좁고 동서로 긴 비구름대가 자리한 가운데 대기 하층에서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빠른 남서풍이 불면서 단시간 많은 비가 쏟아졌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러한 야행성 폭우는 올해 장마에서 두드러지는 점 중 하나다. 낮 시간대 지상의 공기가 데워지면서 공기가 상승한 이후, 남쪽에서 불어오는 대기 하층의 빠른 바람인 ‘하층 제트기류’는 내륙에 도달하는 게 어려움을 겪는다. 반대로 기온이 다소 떨어지는 밤에는 뜨거운 공기가 상승하는 현상이 악화하면서 하층 제트기류가 내륙으로 진입하고 비구름대가 몸집을 키우게 된다. 이때 해당 지역에는 짧은 시간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다.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예보조차 어려울 정도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날씨도 올해 장마의 특징이다. 과거 우리나라 장마는 6월 말에 시작해 7월 중·하순까지 이어졌다. 북태평양·오호츠크해 고기압 사이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고르게 비를 뿌리는 형태로, 장마전선 북상에 따라 전국의 날씨가 예측할 수 있는 범주에 있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등으로 많아진 수증기를 머금은 불규칙한 저기압과 정체전선이 겹치는 현상이 과거보다 빈번해지면서 비가 내리는 시기나 양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과거 우리나라를 위아래로 오가면서 전국적으로 비를 뿌렸던 정체전선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매우 좁은 지역에 비가 내리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정체전선과 관계없이 대륙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성 호우가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다 좁은 범위의 지역 날씨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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