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쏙 빠진 오송 참사 책임…“누가 재난 담당 공무원 하겠나”

선출직 쏙 빠진 오송 참사 책임…“누가 재난 담당 공무원 하겠나”

이은주 기자
입력 2023-07-31 02:07
수정 2023-07-3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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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무더기 수사·징계에
‘총알받이’ 반복 무력감 호소
유족·피해자도 “꼬리 자르기”
국조실 “인센티브 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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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미호강 제방붕괴 등으로 침수되고 았는 청주오송궁평2지하차도. 충북도 제공
지난 15일 미호강 제방붕괴 등으로 침수되고 았는 청주오송궁평2지하차도. 충북도 제공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대거 수사의뢰된 반면 충북지사 등 선출직 공무원들이 일단 수사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무원 34명과 민간인 2명을 수사의뢰한 국무조정실이 “재난 대응 부서 근무자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포함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해도 일선에서는 냉소가 감지됐다. 재난 발생 시 전과자가 될 가능성을 상쇄시킬 만한 인센티브가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지난 17~26일 충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충북경찰청, 충북소방본부 등을 대상으로 감찰 조사를 실시한 국무조정실은 28일까지 36명에 대한 수사의뢰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공직자 63명에 대한 징계 조치 요구를 소속 기관에 통보하고, 충북도 행정부시장 등 5명의 해임을 요구했다. 참사와 관련해 100여명의 공직자가 문책 대상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 조치는 불가능하다며 자치단체장 등에 대한 수사의뢰는 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별도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

국무조정실의 감찰 결과에 대해 피해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이경구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최종 의사결정은 자치단체장 책임인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일선 공무원에 대해서만 수사를 의뢰한 것을 납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대시민재해 오송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소속의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정부가 대대적으로 고강도 감찰을 하는 것처럼 해 놓고 결과적으로 일선 감당 공무원 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이 처벌 대상 선정에 의구심을 표한다면 감찰에 반발하며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공무원 사회에서는 반발 기류가 퍼졌다. 기피 부서인 재난안전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들이 재난 발생의 형사적 책임을 떠맡는 일이 재현됐다는 정서에서 비롯된 반발이다. 수사의뢰 조치를 방어하기 위해 일요일인 30일부터 담당 공무원들이 변호사를 구하는 등 자력 구제에 나서면서 참사 수습 업무가 난맥상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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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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