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단서 남긴 후 연락두절
기동대·드론 2대·수색견 등 투입
“우물 주변 잡풀 무성해 수색 어려움”
우물에 빠진 A(79)씨. 대구 동부경찰서 제공
5일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5시 50분쯤 119 상황실에 A(79)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A씨는 “동굴인데 물이 깊다” “두릅 밭이라 살려주세요” “공군 숙소 가기 전”이라는 말을 전달했고 통화는 종료됐다.
당시 대구소방에는 “남편이 새벽 1시쯤 운동하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A씨 아내의 신고가 오전 5시 11분 접수된 상태였다.
이후 119 상황실 직원이 A씨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해 연결에 성공했으나 연결 상태는 좋지 않았다고 한다.
대구소방은 대구 동부경찰서 등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경찰은 A씨와 119 상황실 직원의 통화 내용을 분석해 동구 방촌동 일대 우물이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그러나 A씨는 해가 질 때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A씨의 휴대전화도 전원이 꺼졌다.
기동대 경력과 형사팀, 실종팀, 드론수색팀 등 200여명과 수색견 네 마리를 동원해 수색을 진행한 경찰은 이날 오후 8시 20분쯤 한 과수원 내 우물 안에서 A씨를 발견해 구조했다. 최초 신고 15시간 만이었다.
A(79)씨가 빠진 대구 동구 우물. 대구 동부경찰서 제공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어두운 밤 걷다가 우물을 못 보고 빠진 것 같다”면서 “실제로 우물 주변에 잡풀이 무성해서 우물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우물에 빠지고 통화 연결을 여러번 시도했으나 연결이 잘 되지 않았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추위와 근육통을 호소했으나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소방대원들은 로프를 타고 우물 안으로 내려가 사다리를 설치했고 A씨는 자력으로 탈출했다고 소방은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오랜 시간 우물 속에 갇혀 있었던 점을 고려해 트라우마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을 도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소방이 합심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을 상세히 분석해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실종자 수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