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게…밥 함께 먹이고 보내자” 10년지기 ‘단짝친구’ 빈소

“외롭지 않게…밥 함께 먹이고 보내자” 10년지기 ‘단짝친구’ 빈소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11-01 00:32
수정 2022-11-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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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경 광주 출신 두 딸 가족들 서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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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압사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2.10.31. 공동취재사진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압사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2.10.31. 공동취재사진
“갈 때도 같이 갔으니까, 하늘나라에서도 외롭지 않게 함께 보내줍시다”

10년 지기 ‘단짝친구’ 딸들을 잃은 두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손을 잡았다. 아이들의 허망한 죽음에 어머니들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31일 오전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 이태원 참사에서 숨진 만 23세 김씨와 오씨의 빈소는 눈물바다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잃은 부모는 서로를 위로하며 고통을 나눴다.

두 부모는 “저녁 때 아이들 영정사진이라도 같이 두고 함께 밥 먹이자”며 “이따 뵙자. 마음 잘 추스르시라”고 서로를 위로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인 두 사람은 고향인 광주에서 서울로 상경해 직장을 얻었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김씨는 3개월 전 취업해 최근 승진을 했고, 은행원인 오씨는 정규직 전환 채용시험을 치르고 있던 중이었다.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헌화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헌화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제는 악몽이 된 지난 토요일 핼러윈은 두 친구의 승진과 정규직 시험 기념이었다.

오씨 어머니는 “토요일 오후 6시가 마지막 통화다. 지하철이라고 속삭이면서 ‘정규직 필기시험 합격한 기념으로 놀러 간다고’. 너무 기뻐서 잘 다녀오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울먹였다.

그는 “다음 주 면접이 끝나고 온다고 했었다. 매일 손 꼽아 기다렸는데 아직도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겨우 스물셋 아니냐. 시집도 가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너무도 허망하다”고 했다.

김씨 아버지는 “지난달 생일이었던 딸이 용돈을 받아가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늘 밝았던 우리 딸이 다시 돌아온다면 세상 무슨 일이라도 하겠지만 방법이 없다. 너무나도 슬픈데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자책했다.

한편 현 시각 기준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총 155명(남성 55명, 여성 1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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