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또 침수될까 봐… 6살 아이, 창문만 봐요

반지하 또 침수될까 봐… 6살 아이, 창문만 봐요

박상연 기자
박상연 기자
입력 2022-08-23 20:50
수정 2022-08-24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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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한 재해 트라우마 지원

폭우 피해복구 정신없는 이재민
아동 심리 치유까지 신경 못 써
복지 대상 발굴해 맞춤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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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예원 기자
일러스트 김예원 기자
서울 관악구의 반지하 주택에 사는 김민철(6·가명)군은 지난 8일 폭우로 집이 순식간에 잠기는 것을 목격한 뒤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현재 삼촌 집에 대피한 민철군은 잠을 잘 때마다 팔 사이에 옷을 껴안고 잔다. “비가 오면 언제든 옷 입고 나가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민철군은 멍하니 창문을 보며 “오늘은 비 안 오네, 비 올까 봐…”라고 혼잣말을 하거나 TV에서 집중호우 피해와 복구 소식을 다루는 뉴스가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떼지 못한 채 아버지 김창윤(47)씨에게 “이 뉴스 진짜야?”라고 묻기도 한다.

김씨는 23일 “침수된 집을 복구하느라 정신이 없어 아들이 힘들어하는 걸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면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하는 건지 정보도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역대급 폭우로 살던 집이 하루아침에 물에 잠기고 생명을 위협받는 경험을 하면서 많은 이재민이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지만 당장의 피해 복구 작업이 급하다 보니 이들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수해를 입은 가정 중에서도 아이가 있는 가정에 대해선 적극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보다 세심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침수 피해가 큰 서울 동작구와 관악구 보건소는 현재 재해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동청소년 상담은 1건에 그쳤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대한적십자사가 이재민 대피소가 설치된 동작구 사당종합체육센터에서 지난 12~17일 운영한 ‘찾아가는 심리상담소’에서도 아동청소년 상담은 없었다.

이재민 대피소를 이용하지 않거나 지자체로부터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제때 못 받는다면 평생 정신적 외상으로 남을 수 있는 ‘재난 경험’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당사자가 직접 알아보고 신청하는 식이 아니라 복지 대상자를 발굴해 내는 맞춤형 지원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보건소 직원은 “아동의 경우 대피소 같은 임시 주거시설에서는 만나기 어려워 학교나 복지기관과 연계해 지원을 늘리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재난 발생 시 정부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는 식으로 심리 지원을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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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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