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5.18민중항쟁 제42주년 추모제

[포토] 5.18민중항쟁 제42주년 추모제

입력 2022-05-17 14:05
수정 2022-05-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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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도 나는 못보잖아.”

42년 전 아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는 하얀 상복을 차려입고 아들의 묘소 앞에서 마르지 않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5·18 민주화운동 42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고(故) 이정연 열사의 어머니 구선악 씨가 주저앉아 한 맺힌 넋두리를 했다.

전남대학교 학생이던 이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에서 벌어진 최후항쟁에 참여했다가 계엄군의 총탄에 숨졌다.

상업고등학교를 다니며 주경야독으로 대학교에 입학한 대견한 아들이 고생만 하다 세상을 떠난 것 같아 어머니는 미안함과 안타까움에 한이 맺혔다.

구씨는 “아들이 고생을 많이 해서 아들한테만 오면 눈물이 난다”며 “(시간이 지나면) 좀 덜 아픈 사람도 있다는데 (나는) 여전히 아들이 너무 보고 싶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각자의 사연을 마음에 담은 유가족들은 묘소 앞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하얀 상복을 입은 두 미망인도 서로의 남편이 묻힌 묘소를 함께 찾아 합장으로 예를 올렸다.

젊디젊은 모습의 영정 사진을 본 이들은 ”여전히 총각 같다“며 떠난 임을 그리워했다.

출근길에 계엄군의 총탄에 부상을 당했다가 후유증으로 숨진 고(故) 이홍교 열사의 부인 김씨는 ”젊었을 때는 내가 오월 가족이라는 게 싫을 만큼 너무 힘들고 아팠다“며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원망하는 마음이 조금씩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도 우리가 죄인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힘들어한 적도 있었지만 그런 시련이 있었기에 지금은 번듯하게 큰 듯하다“며 ”남은 가족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남편이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마음만 간직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5·18 계기 수업을 온 학생들이나 뜻있는 시민 등 일반인 참배객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묘역을 찾아 역사해설을 들은 김선님(49) 씨는 ”광주 시민들이라면 5·18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일부분일 뿐이었다“며 ”역사 현장에서 한분 한분 이야기를 듣고 보니 생각 이상으로 참혹한 역사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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