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헐값 매각·4년 만에 입주… 원주민들 “공권력 꼼수에 속아”

토지 헐값 매각·4년 만에 입주… 원주민들 “공권력 꼼수에 속아”

박기석 기자
입력 2021-10-01 01:14
수정 2021-10-01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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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뜰 상대 주민소송 패소

조성원가 아닌 감정가로 택지 공급
“성남의뜰이 취한 부당이익 반환을”
법원 “업무지침 개정 시점 해당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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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 회원들이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 의혹에 휩싸인 대장동 공공개발사업을 주도한 성남시 등을 규탄하고 있다. 뉴스1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 회원들이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혜 의혹에 휩싸인 대장동 공공개발사업을 주도한 성남시 등을 규탄하고 있다.
뉴스1
“공사가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으니 원주민들은 땅을 안 팔 수가 없었어요. 결국 공권력이 꼼수를 써서 개인에게 이익을 몰아준 게 아닙니까. 이게 나라입니까.”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된 특혜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대장동 원주민들의 누적된 불만도 폭발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장동을 공공개발해 시민을 위해 이익을 환수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원주민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애초부터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도록 계획된 것이며 원주민들은 철저히 소외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장동에서 평생 거주한 원주민 이홍기(64)씨는 30일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화천대유가 지분 참여한 성남의뜰을 사업 시행사로 내세울 때부터 원주민들이 반발했다고 전했다. 성남의뜰을 사실상 개인 소유의 화천대유가 관리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는 것이다. 이씨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성남의뜰이 무슨 권한으로 토지를 강제로 빼앗느냐며 공사와 화천대유를 찾아가 항의도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 대신 토지수용권을 내세워 원주민의 토지를 반강제로 매각하게 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민간 개발이 추진될 당시인 2009년 토지가 평당 700만원으로 평가됐는데, 2016년 공사에 토지를 매각할 때는 평당 280만원으로 절반도 못 받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성남의뜰은 원주민들에게 토지를 빨리 매각하고 이주하면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냈다고 한다. 이씨는 “신도시를 만들려면 최소 5~10년은 걸리는데 대장동은 개발 4년 반 만에 입주를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원주민들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민 중에는 소유 토지 중 대장동 개발 지구에 속한 토지를 매각하고 나머지는 농지로 보유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농지에 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사실상 맹지가 된 것이다.

아울러 원주민들은 토지를 매각하고 이주할 당시 성남의뜰로부터 이주자택지를 공급받기로 했으나, 성남의뜰이 ‘조성원가’가 아닌 이보다 비싼 ‘감정가격’으로 택지를 공급해 반발하고 있다. 이에 원주민들은 지난해 3월 성남의뜰을 상대로 부당이득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날 패소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2부(부장 곽정한)는 원고들이 성남의뜰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주민들은 도시개발 업무지침에 따라 공급가격은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의 실질적인 주체인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시행세칙 기준에는 조성원가가 기준이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성남의뜰이 차액을 위법·부당한 이득을 취했으므로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도시개발 업무지침은 소송 제기 한 달 전인 지난해 2월 개정돼 그 이후 최초로 지정·고시하는 사업에 적용되므로 이 사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사업시행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니라 피고(성남의뜰)”라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시행세칙 기준이 이 사업에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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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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