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몰랐다며 쌩~ 경찰차 피해 골목으로 쌩쌩~ 타는 사람도, 막는 사람도 난감한 ‘킥보드 법’

법 몰랐다며 쌩~ 경찰차 피해 골목으로 쌩쌩~ 타는 사람도, 막는 사람도 난감한 ‘킥보드 법’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6-15 20:48
수정 2021-06-16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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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킥보드 단속 혼란 가중

“헬멧 쓴 사람 못 봐… 불편만 키우는 법”
자전거와 규제 형평성 논란까지 더해
전문가 “현실에 맞는 법률 개정 필요”
“전동킥보드를 탈 때 헬멧을 안 쓰면 범칙금을 낸다고요? 지하철 역에서 역까지 걸어가기 애매하거나 대중교통 타기도 번거로울 때 전동킥보드를 자주 탔는데 이런 법이라면 불편할 것 같네요.”

평소 일주일에 전동킥보드를 1~2회 정도 이용한다는 회사원 전모(28)씨는 지난달 13일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듣고 깜짝 놀랐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거나, 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는 걸 몰랐다는 것이다. 전씨는 “단속하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고 헬멧을 쓰는 사람도 아예 못 봤다”면서 연신 ‘충격적’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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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부터 한 달간의 계도 기간을 끝내고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안전사항 위반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현장에서는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순찰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골목으로 다니는 경우도 많고, 이용자들도 법 개정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잡는 사람과 잡히는 사람 모두 난감한 분위기다. PM과 비슷한 조건인 자전거는 왜 단속하지 않냐며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PM 관련 단속을 시작한 지난 13~14일 이틀 동안 전국에서 497건(하루 평균 248.5건)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이는 계도 기간(5월 13일~6월 12일) 하루 평균 단속 건수였던 49.1건의 약 5배에 이르는 수치다. 전체 적발 건수 중 72.4%인 360건은 ‘헬멧 미착용’이다. 그 외에 ▲무면허 운전(56건) ▲승차정원 위반(12건) ▲음주운전(9건) ▲보도 통행금지 위반 등 기타(60건) 등이 적발됐다.

본격적으로 범칙금 부과가 시작된 만큼 경찰은 단속을 강화했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이 단속하려고 하면 골목으로 도망치거나, 법 개정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파출소 팀장은 “순찰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골목으로 도망치면 놓칠 수밖에 없다. 자동차를 단속할 땐 차량 대 차량이라서 앞을 막아서면 설 수밖에 없지만 전동킥보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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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자전거와의 단속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에서 국회까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첫 출근을 하면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은 전동킥보드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지 않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대학생 권모(26)씨는 “전동킥보드와 자전거가 속도나 안전성 면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규제에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규제를 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동킥보드 속도 제한을 현행 시속 25㎞에서 15㎞ 정도로 낮추는 대신 헬멧은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법안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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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6-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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