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닷새째...추모발길 이어져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닷새째...추모발길 이어져

최치봉 기자
입력 2021-06-13 11:56
수정 2021-06-1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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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건물 붕괴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이 헌화하고 있다. 2021.6.12 광주 동구 제공
12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건물 붕괴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등이 헌화하고 있다. 2021.6.12 광주 동구 제공
광주 동구 재개발 지역 철거 건물 붕괴 참사 5일째인 13일 희생자 2명이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 한 채 마지막 여정을 떠났다.

이날 오전 8시30분 광주 북구 우산동 구호전 장례식장에서 A(72·여)씨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검정 상복을 입은 A씨의 손주들이 발인제를 마친 뒤 할머니 A씨의 마지막 길을 모셨다.

앳돼 보이는 손주 1명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A씨의 위패를 두 손으로 받쳤다. 또 다른 10대 손주는 침통한 표정으로 A씨의 영정 사진을 가슴에 품었다.

장례식장부터 운구 차량까지는 3m 남짓. 손주들은 짧은 거리지만, 천천히 발을 내딛으며 할머니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손주들 뒤로 하얀 천이 덮인 A씨의 관 주변엔 유족 10여 명이 함께 했다. A씨의 관을 뒤따르던 딸의 오열 소리는 발인의 침통함을 더했다.

A씨의 딸은 간신히 부축을 받아 발길을 힘겹게 옮겼고, 그가 든 하얀 손수건은 온통 눈물에 젖어 회색 빛으로 변했다.

유족은 “묵념합시다”는 소리에 맞춰 모두 눈을 감고 힘없이 고개를 떨궜고, 운구 차량에 실린 A씨의 영면을 기원했다.

A씨는 사고 당일 광주 동구 계림동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54번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다.

집까지 한 정거장을 남겨둔 상태였지만, 철거 공사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이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A씨의 자녀들은 언론에서 붕괴 소식을 접한 뒤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 되돌아 올 뿐이었다.

불길한 예감이 든 A씨의 자녀들은 당시 붕괴 현장을 오가며 어머니의 생사를 확인했다. 그러나 A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자녀 곁에 돌아왔다.

같은 날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조선대학교 장례식장에서 열린 B(75)씨의 발인식도 울음바다가 됐다. B씨는 무등산 증심사로 산책을 가기 위해 친구 2명과 함께 시내버스를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검은 상복을 입고 노란 머리로 염색한 B씨의 손주는 할아버지 B씨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었다.

손주가 운구 차량으로 향하는 첫 걸음을 떼자마자 유족의 울부짖는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B씨의 관이 운구 차량으로 옮겨질 때까지 3분여 간 복받치는 통곡 소리가 이어졌다.

B씨 아내는 관을 바라보면서 “이게 무슨 일이야. 날벼락이다”며 고통속에 가슴을 쥐어 뜯었다. 아내의 눈가에 깊게 패인 주름에서는 연신 눈물이 타고 흘러내렸다.

희생자 9명 중 지난 12일 4명의 장례가 치러졌으며, 남은 3명의 희생자 발인은 오는 14일까지 이어진다. 희생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고등학생의 상여 행렬은 오는 14일 초·중 모교를 거쳐 재학 중인 학교를 찾아 ‘마지막 등교’를 한다. 합동분향소는 광주 동구청에 마련됐다.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전부터 시민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2000여명이 다녀갔다.

시민들은 “일어나지 말아야할 일이 일어았다”며 “관계당국은 철저한 조사와 원인분석을 통헤 이런 빅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사는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통째로 매몰되면서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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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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