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들어 준 시민”?… 체벌 용인하는 ‘낡은 말’입니다

“회초리 들어 준 시민”?… 체벌 용인하는 ‘낡은 말’입니다

오세진 기자
입력 2021-04-08 22:30
수정 2021-04-09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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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궐 후보자들의 구시대적·혐오 표현

박영선·박형준 “회초리…” 발언 눈살
“체벌이 가르침이란 인식 잘못” 지적

‘중증 치매’ ‘아줌마’ 비하 발언도 논란
“정당, 당원에게 인권감수성 교육해야”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정치인들은 이번 4·7 재보궐선거 과정에서도 잘못된 말 사용을 반복했다.

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치인들이 선거 때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가 ‘회초리’다. 스스로 반성하거나 누군가를 비판할 때 사용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7일 개표 과정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회초리를 들어 주신 시민들께 겸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앞서 선거 유세 과정에서 “위선으로 가득 찬 정권을 민심의 회초리로 반드시 때려 달라”고 밝혔다.

‘회초리’ 표현을 쓰는 관행이 지속되는 이유는 체벌을 지금도 훈육의 일환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민법에서 자녀 징계권 조항이 63년 만에 폐지된 만큼, 이에 걸맞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고우현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 매니저는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교육적인 목적으로 맞아도 되고 누군가를 때려도 된다는 인식은 잘못”이라면서 “체벌이 가르침이라는 인식이 지속되지 않기 위해 공인들이 회초리 표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발언도 두드러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중증 치매환자”라는 표현을 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시절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영선 후보를 ‘아줌마’라고 불러 여성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 지도층일수록 혐오·비하 표현 및 폭력을 전제하는 표현이 개인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각 정당이 소속 당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인권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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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1-04-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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