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빅4’도 부동산 챙겼다…시장, 의장, 국회의원, 행복청장 다 현직 때 매입

세종시 ‘빅4’도 부동산 챙겼다…시장, 의장, 국회의원, 행복청장 다 현직 때 매입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1-04-03 11:00
수정 2021-04-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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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최고위층 ‘빅4’도 부동산을 챙겼다. 세종시 국회의원이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세종시 건설 전담기관 책임자였던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과 현 이춘희 시장·이태환 시의장까지 모두 현직 때 세종시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내부 정보 이용 및 개발 사업 관여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처지에 있다.

3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입수한 한국도로공사의 ‘서울-세종고속도로 현황’에 따르면 오는 2024년까지 진행될 세종~안성 구간(55.9㎞) 공사비가 2조 1971억원에서 2조 5894억원으로 3923억원 증가했다. 연기IC(세종시 전동면 석곡리) 건설 등이 확정되면서 늘었다. 석곡리는 이해찬 전 대표 땅과 집이 있는 전동면 미곡리와 5km 정도밖에 안된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은 연기IC를 ‘이해찬 나들목’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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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세종시 첫 국회의원에 당선된 2012년 농지를 사 일부를 대지로 전환해 집을 지었다. 이 땅은 공시지가가 4배로 뛰었다. 독자 제공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는 세종시 첫 국회의원에 당선된 2012년 농지를 사 일부를 대지로 전환해 집을 지었다. 이 땅은 공시지가가 4배로 뛰었다. 독자 제공
이 전 대표는 세종시 첫 국회의원에 당선된 직후인 2012년 12월 미곡리 농지 1528㎡(약 463평)를 1억 3860만원에 매입했다. 이 전 대표는 3년 뒤 이 가운데 653㎡를 대지로 전환하고 단독주택을 지었다. 이 땅은 현재 4배 넘게 올랐다.

윤 의원 측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선 변경 및 연기IC 확정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도로공사는 “연기IC는 2017~2019년 생겨난 게 아니라 2009년 타당성 조사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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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서울고속도로 노선도. 2009년 타당성조사 때 그려진 검은색 노선에는 연기IC가 보이지 않으나 2017~2019년 빨간색 실시설계 노선에는 선명히 표시돼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연기IC는 2009년 타당성조사 때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영석 의원실 제공
세종-서울고속도로 노선도. 2009년 타당성조사 때 그려진 검은색 노선에는 연기IC가 보이지 않으나 2017~2019년 빨간색 실시설계 노선에는 선명히 표시돼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연기IC는 2009년 타당성조사 때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영석 의원실 제공
이충재 전 행복청장은 청장으로 있던 2017년 4월 아내 명의로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 토지 2455㎡를 매입했다. 당시 ㎡당 10만 7000원이던 공시지가가 3년 만에 15만 4000원으로 급등했다. 그는 또 퇴임 직후인 2017년 11월 연서면 봉암리 땅 622㎡와 철골 구조물을 매입했다.

봉암리는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인근으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역과 불과 400m 거리다. 매입은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전에 이뤄졌다. 게다가 행복청이 BRT 역 건설을 직접 주관해 이 전 청장이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전 청장은 “눌왕리 토지는 마당에서 개를 키우려고 매입했고, 봉암리 땅은 퇴임 후 세종시에 정착하려고 샀다”고 투기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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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전 행복청장이 2017년 퇴임 직후 매입한 봉암리 땅과 건축물. 이천열 기자
이충재 전 행복청장이 2017년 퇴임 직후 매입한 봉암리 땅과 건축물. 이천열 기자
이태환 현 세종시의회 의장은 2016년 6월 어머니 명의로 조치원읍 봉산리 땅 1812㎡를 6억 4500만원에 사들였다. 이 의장이 당시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이어서 내부 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됐다. 매입 후 일부가 도로로 편입돼 보상금 1억 2000만원을 받았고, 남은 땅도 현재 25억원 안팎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장은 “매입 당시 이미 노출된 개발정보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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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이태환 의장 뿐 아니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시의원이 잇따르고, 경찰 수사를 받는 의원도 있다. 세종시의회 제공
세종시의회. 이태환 의장 뿐 아니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시의원이 잇따르고, 경찰 수사를 받는 의원도 있다. 세종시의회 제공
현 이춘희 시장은 상가가 타깃이었다. 2016년 1월 아내 명의로 세종시 신도시인 나성동 5억 1360만원(167.88㎡), 3억 4798만원(121.15㎡)짜리 두 채를 샀다. 시에서 미술품을 임대한 갤러리 대표의 남편이 건설한 빌딩 안에 상가가 있어 거센 논란을 불렀다. 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요즘 세종시 상권이 침체돼 있지만 나성동은 최고의 상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시장은 2019년 6월 신도시 4-2생활권(금남면 집현리) 아파트를 분양 받고 경기 과천 집을 아들에게 증여했다. 이 때문에 올해 32억 5510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지난해 40억 6952만원보다 8억여원이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 시·도지사 가운데 1위이다.

국가수사본부는 최근 이 전 행복청장을 피의자로 전환해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세종경찰청은 이 의장을 상대로 내사 중이다. ‘노무현의 도시’로 불리는 세종특별자치시는 지금도 시장, 국회의원, 시의원 18명 중 17명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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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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