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도 끊었어요” 김해시 공무원, 어린 암환자 위해 2년 기른 긴 생머리 기부

“염색도 끊었어요” 김해시 공무원, 어린 암환자 위해 2년 기른 긴 생머리 기부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2-23 10:58
수정 2021-02-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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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청 공무원들, 소아암 환아 위한 가발 기부 선행 훈훈

김미진 주무관 “2년 전 결심, 세심히 길렀어요”
권오현 주무관도 기부차 기른 ‘꽁지머리’에
“남자 공무원이 단정치 못하다” 오해
어린 암환자를 위해 2년간 허리까지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최근 기부한 경남 김해시청 김미진 주무관. 김해시청 제공. 뉴스1
어린 암환자를 위해 2년간 허리까지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최근 기부한 경남 김해시청 김미진 주무관. 김해시청 제공. 뉴스1
경남 김해시청 공무원들이 암 환자들을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조용한 선행이 알려지면서 겨우내 얼었던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허리까지 기른 긴 머리카락 ‘싹둑’
김미진 “착한가발 기부 동참해줬으면”
김해시청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김미진(33) 주무관은 2년간 고이 기른 긴 생머리를 잘라 최근 ‘어머나운동본부’에 기부했다. 기부를 위해 자주했던 염색도 2년간 끊고 세심하게 길렀다.

어머나운동본부의 ‘어머나’는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이다. 이 단체는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소아암 어린이에게 착한 가발을 무료로 기부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지난 18일 허리까지 길렀던 생머리를 잘랐고 이튿날 갑자기 짧아진 단발머리로 출근하면서 동료들이 그의 선행을 알게 돼 전해졌다.

김 주무관은 “대학생 때 착한가발 기부운동을 알게 됐지만 당시는 파마나 염색한 머리카락은 기증을 받지 않을 때였다”면서 “염색을 심하게 했던 터라 마음만 갖고 있다가 2년 전부터 기부를 결심하고 염색을 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세심하게 관리하며 길러오다 이번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리카락 기부 방법을 묻는 문의도 많고 더 많은 분들이 이웃의 아픔을 더는 일에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어머나 운동 참여 후기 영상을 만들어 우리시 공식 유튜브 채널인 ‘가야왕도 김해TV’에 업로드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선행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꽁지머리를 하고 있는 경남 김해시청 권오현 주무관. 한때 남자 공무원이 단정치 못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권 주무관은 소아암환아를 돕기 위해 머리를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꽁지머리를 하고 있는 경남 김해시청 권오현 주무관. 한때 남자 공무원이 단정치 못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권 주무관은 소아암환아를 돕기 위해 머리를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권오현 “25㎝ 이상 길러 6월 기부”이에 앞서 김해시청 도로과에 근무하는 권오현(44) 주무관도 소아암 환자를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권 주무관은 지난해 휴직 이후 올해 초 근무지에 복귀했는데 뒷머리를 묶고 꽁지머리를 한 채 돌아와 “남자 공무원이 단정하지 못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최근 권 주무관이 꽁지머리를 기르는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한 시민은 최근 그에게 머리카락 관리에 쓰라며 샴푸세트를 선물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발 제작에 사용하려면 통상 머리카락 길이가 25㎝ 이상이 돼야 해 권 주무관은 6월쯤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어머나 운동본부’는 국제두피모발협회와 한국가발협회가 2007년부터 이·미용업계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해온 소아암 어린이 착한가발 기부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대하기 위해 2014년 1월 설립된 시민단체이다.

착한가발 기부운동은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진 어린 암환자들이 놀림을 받거나 심적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이를 돕기 위해 시작된 후원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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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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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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