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박원순 사망 5개월 만에 수면실 없앤다

서울시, 박원순 사망 5개월 만에 수면실 없앤다

이보희 기자
입력 2020-12-10 15:22
수정 2020-12-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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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차별·성희롱 근절 특별대책’ 발표

서울시청 후문에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들이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 관련 릴레이 1인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제공
서울시청 후문에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회원들이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 관련 릴레이 1인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제공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당하고 세상을 떠난 지 5개월 만에 서울시의 관련 대책이 나왔다.

여성단체와 학계,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9명과 내부위원 6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성차별·성희롱 근절 특별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김은실 공동위원장(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은 1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 제도 △ 조직문화 △ 예방교육 3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 중 조직문화 개선 방안에는 시장실 내 수면실을 없애고 비서업무의 공적업무 분야를 명확히 하기 위해 ‘비서분야 업무지침’을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했다.

또 시장 비서실 직원도 일반 직원과 마찬가지로 희망전보 절차를 통해 선발하고, 성평등한 인력 배치와 업무 분장을 하도록 했다. 공적 업무를 벗어나는 개인이나 가족을 위한 사적노무 지시는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아울러 성차별·성희롱 인식 실태조사를 매년 정기적으로 벌이고, 조직문화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진단·컨설팅을 통해 위계적이고 온정주의적인 조직문화를 지속해서 개선하도록 했다.

제도 측면에서는 피해자 중심으로 사건이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절차를 손질했다. 그동안 서울시의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는 상담-신고-조사-징계까지 4개 부서(여성권익담당관·인권담당관·조사담당관·인사과)가 나눠 맡았던 탓에 최종 조치까지 길게는 1년가량 걸리고 피해자가 여러 기구를 마주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앞으로는 창구를 여성가족정책실 여성권익담당관으로 일원화해 신고부터 징계까지 모두 처리하기로 했다. 또 사건 발생 시 여성권익담당관과 조사담당관이 협의해 조사한 뒤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성희롱 여부를 결정하면 인사위원회는 다른 안건보다 우선 처리해 3∼4개월 이내 징계가 결정된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또한 자치단체장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별도의 외부 절차로 조사·처리하도록 했다. 사건을 인지하는 즉시 여성가족부의 ‘기관장 사건 전담 신고창구’에 통지해 사건 내용에 따라 경찰이 수사하거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하는 식이다. 또 자치단체장 관련 사건 신고가 접수되면 직무배제 요건과 절차가 법적으로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 건의하기로 했다.

사건 처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징계 등 처리 결과를 반기별로 공개하고, 공개 시 가해자와 피해자가 식별되지 않도록 가공해 2차 피해를 막도록 했다. 또 ‘공무원 징계규칙’ 등에 2차 가해자 징계 규정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성인지 교육도 강화한다. 시장단 및 3급 이상 고위관리자는 맞춤형 특별교육을 통해 사건 발생 시 관리자의 역할과 더불어 위력에 대한 인지와 성평등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소통역량을 향상시킨다. 성인지·성폭력 교육 이수현황을 시민에게 공개한다.

별정직 및 임기제 공무원 역시 교육이수 현황을 별도 관리한다. 특히 시장단 비서실 직원에 대해서는 성인지·성폭력 예방교육 100% 이수 의무제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대책을 토대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 성평등위원회 내에 이행사항점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향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직권조사 결과 권고사항도 추가적으로 반영해 추진한다.

김은실 공동위원장은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개인 간의 사사로운 사건이 아니라 조직 내 구조적 차원의 문제로 노동권 침해에 대한 문제”라며 “가해자 조치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구조와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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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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