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 허가 판사 해임” 청원, 하루만에 약 20만명 동의

“광화문 집회 허가 판사 해임” 청원, 하루만에 약 20만명 동의

임효진 기자
입력 2020-08-21 22:10
수정 2020-08-2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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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광복절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면서 일부 집회를 허용한 법원을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비판 대상이 되는 것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박형순 부장판사)가 지난 14일 서울시의 광화문 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내린 2건의 집행정지 결정이다.

서울시는 광복절을 맞아 열리는 집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것을 우려해 금지 처분을 내렸는데, 이에 반발한 단체 3곳이 법원에 신청한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진 것.

법원의 결정으로 금지가 해제된 집회 3건은 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 에이프릴주권회복운동본부, 일파만파가 개최한 것으로, 참가 신청 인원은 각각 2000명, 1000명, 100명이다. 하지만 당일 광화문 일대에 실제로 모인 집회 참가자는 1만∼2만명으로 추산된다.

법원 “집회로 코로나19 확산, 단언 어렵다 판단”서울행정법원은 당시 결정에서 ‘집회로 인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할 것이라 단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신청인(서울시)이 지적하는 대로 집회가 개최되면 방역 관리를 위해 다수 행정력이 투입돼야 할 수도 있고, 만에 하나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면 역학조사 등을 위한 행정력과 의료 역량이 투입돼야 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방역수칙을 준수할 가능성과 옥외집회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시점에 집회 때문에 감염병이 반드시 확산하리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소규모 집회를 제한적으로만 허용하더라도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진행되면 결과적으로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집회 금지 명령이 감염병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신청인이 애초부터 집회 자체를 금지하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집회 방법 제한을 통한 감염 위험성 감소를 시도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히 보수 단체의 집회에 대해 “신청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초역 주변 집회에서 체온 측정, 손 소독, 집회에 사용할 일회용 장갑 배부, 명단 작성, 한 줄로 서서 입장, 일정 간격 유지 등 자체적 방역 대책을 시행했다”며 “이런 방역 수칙이 이 사건 집회에서도 적절하게 준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확산 기폭제 평가...법원 비판 피하기 어려워
광화문 집회 나온 전광훈 목사
광화문 집회 나온 전광훈 목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0.8.15 연합뉴스
그러나 법원의 이 같은 판단과 달리 광화문 집회는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법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에 이어 지난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전국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도권에서는 대유행을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낮 12시 기준으로 총 60명의 확진자가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도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왔음에도 집회에 참가해 비판받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측이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세우며 집회 참가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도 법원으로서는 부담이다.

앞서 지난 17일 사랑제일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광화문 집회는) 설치된 무대와 집회 모두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허용되고 경찰이 허용한 결과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화문 집회 허가 판사 해임” 청원...약 20만명 동의지난 20일 ‘815 광화문 시위를 허가한 판사의 해임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은 신청 하루 만인 이날 오후 19만 9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청와대 사이트 시스템 점검으로 24시간 동안 국민청원 게시판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답변해야 하는 요건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는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청원 종료는 다음 달 19일까지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사랑제일교회 중심으로 시위를 준비하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경고와 호소가 이뤄지는 상황에 광화문 한복판에서 시위할 수 있도록 허가해준 판사의 해임 또는 탄핵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8개월 피 말리는 사투를 벌인 코로나19 대응 시국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사법부가 시위 참여자, 일반 시민, 경찰 등 공무원을 위험에 빠지게 한 판단에 해임이나 탄핵과 같은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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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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