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호소 들은 적 없어”… “텔레그램 삭제하며 증거 인멸”

“피해 호소 들은 적 없어”… “텔레그램 삭제하며 증거 인멸”

이성원 기자
입력 2020-08-17 20:56
수정 2020-08-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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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성추행 방조 의혹’ 진실 공방

오성규 전 비서실장, 조사서 혐의 부인
“먼저 전보 기획했으나 원치 않는다 들어
‘서울시 관계자가 은폐’ 주장 정치적 음해”

피해자측 “전현직 비서실 일부 증거인멸
인사고충 들은 과장이 다른 곳 전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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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보좌한 오성규 전 비서실장이 17일 조사를 받고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건물을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보좌한 오성규 전 비서실장이 17일 조사를 받고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건물을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한 혐의로 고발된 오성규(53) 전 비서실장이 17일 경찰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인 전직 비서로부터 피해 호소나 인사이동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의 전보를 기획했으나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실장은 2018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재직해 피해자와 함께 일한 시기가 겹치고 박 전 시장의 최측근인 만큼 핵심 피의자로 꼽힌다. 피해자 측은 문제해결의 책임자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증거인멸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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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전직 비서였던 성추행 피해자 측이 17일 공개한 서울시 관계자와 2017년 6월 15일 나눴던 텔레그램 대화 내용. 한국여성의전화 제공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전직 비서였던 성추행 피해자 측이 17일 공개한 서울시 관계자와 2017년 6월 15일 나눴던 텔레그램 대화 내용.
한국여성의전화 제공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쯤 오 전 실장을 불러 오후 3시까지 5시간가량 조사했다. 오 전 실장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오 전 실장이 피해자로부터 성추행 고충과 전보 요구를 들은 적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물었고, 오 전 실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경찰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나 “2018년 연말 비서실장 근무 당시 피해자가 비서실에 오래 근무해 (제가) 먼저 전보를 기획했다”며 “본인이 (전보를) 원하지 않는다고 보고받아 남게 했다. 원하는 사람은 6개월이든 1년이든 예외 없이 전보시켰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김주명(전 서울시장 비서실장·2017년 3월~2018년 5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을 같은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 원장 역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전 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소인이나 제3자로부터 피해 호소나 인사이동 요청을 받은 적이 전혀 없으며 비서실 직원들 누구도 피해 호소를 전달받은 사례가 있다고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조하거나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은 정치적 음해이며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 측의 주장만 제시됐고 객관적 근거가 확인된 바는 없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인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비서실장은 모르쇠로 일관해서도, 입막음을 주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자가 고충을 호소한 전현직 비서실 사람들 중 일부가 피해자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내용 전체를 삭제하고, 텔레그램을 탈퇴하는 등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거짓말탐지기와 대질조사 거부, 휴대전화 임의제출 거부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피해자와 서울시 인사담당과장이 2017년 6월 텔레그램에서 나눴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전보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의 인사 고충을 들은 담당 과장은 피해자에게 (비서)실장님, 시장님을 설득해 다른 곳으로 전보해 주겠다고 했으나, 그는 경찰 대질 조사에서 기본적 사실조차 부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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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0-08-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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