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매일 사과나무 심는 심정”

민갑룡 경찰청장 “매일 사과나무 심는 심정”

이성원 기자
입력 2020-07-23 21:02
수정 2020-07-2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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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임기 마치고 33년 만에 제복 벗어
“수사권 개혁 숙원 한마음 모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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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하루하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일했습니다. 경찰개혁과 안전가치에 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동료 여러분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해 준 덕분에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33년 경찰 생활을 마치고 그의 표현대로 ‘시민경찰’로 돌아가는 민갑룡 경찰청장의 이임사 중 일부다. 경찰 숙원이었던 수사권 조정의 선봉에 섰던 민 청장은 2년 임기를 꽉 채우고 23일 제복을 벗었다. 과거 경찰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사과’를 많이 한 덕에 별명이 ‘애플청장’인 그는 이임사에서도 사과나무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 조직을 뒤로 하고,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운을 뗐다.

그는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해도, 때로는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거친 비바람이 동력이 되기도 했고, 마음에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2년은 제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치안한류를 중심으로 외국 경찰이 부러워할 치안선진국의 면모를 착실히 갖춰가고 있다”며 “수사권 개혁이란 오랜 숙원도, 한마음 한뜻으로 모은 지혜와 역량 위에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그는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 (일선 경찰들이)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취임식은 24일 오전 11시 1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0-07-2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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