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2차 가해인가···“김재련 변호사 향한 공격도 해당”

어디까지 2차 가해인가···“김재련 변호사 향한 공격도 해당”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7-21 17:21
수정 2020-07-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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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인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 측이 피해를 호소하면서 2차 가해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측의 피해 폭로 의도를 의심하거나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가해자에 대해 ‘그 사람은 그럴 리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라고 강조한다.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2020.7.13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2020.7.13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2일 여성학계 등에 따르면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인권단체는 2차 피해에 대해 ‘성폭력 피해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신체적·정신적 후유증 이외에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에 의해 피해 생존자가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여성폭력방지법 3조에는 수사·재판 등 과정에서 입는 사후 피해, 집단 따돌림, 폭언 등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로부터 받는 피해 등이 2차 피해로 적시돼 있다. 해당 조항은 처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다만 법적으로 2차 가해 양상에 따라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신진희 변호사는 “2차 가해는 다양한 형태로 예상치 못하게 피해자에게 가해지는데, A씨의 경우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나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온라인상 가해지는 발언들이 명예훼손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 사실 부정·축소 의도 있는 발언들은 2차 가해”비난과 욕설에서 더 나아가 피해 폭로의 배경을 의심하거나 ‘그 정도는 성추행이 아닌 관행’이라는 식의 반응도 그 자체로 2차 가해다. 피해 사실을 부정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왜 진작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 등의 말들은 질문을 가장한 채 피해자에 대한 무지와 조롱 등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원래 가해 행위보다 조직적인 2차 가해에 의해 피해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사례가 훨씬 많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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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해를 멈춰주세요’
‘2차 가해를 멈춰주세요’ 1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통로 게시판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피해자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내용의 메모들이 붙어 있다. 2020.7.16 연합뉴스
피해자 신상 공개 안되자 법률대리인에게 향한 비난도 ‘2차 가해’ 지적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의 과거 이력을 들춰 공격하는 것도 2차 가해 중 하나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A씨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 변호사에게로 비난의 화살이 향한 것”이라며 “고소의 배경에 정치적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성폭력은 본질이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것이므로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 자체가 2차 가해’라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윤김 교수는 “2차 가해의 범위를 그렇게까지 넓히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의 죽음 이후 피해자의 피해 폭로가 쉽게 묻히거나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식의 인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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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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