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경비원에 “머슴”…수술비 협박 의혹까지

숨진 경비원에 “머슴”…수술비 협박 의혹까지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05-12 10:28
수정 2020-05-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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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입주민이  ‘주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를 추모하기 위해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2020.5.11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1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입주민이 ‘주민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전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를 추모하기 위해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2020.5.11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아파트 경비원 숨진 채 발견, 극단적 선택
‘폭행 의혹’ 입주민, 숨진 경비원에게 “머슴”
시민들 추모 “수사 철저히 해야 해”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경비원 극단적 선택 사건’과 관련해,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이 피해자에게 모욕적 언사를 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숨진 경비원 A씨가 입주민 B씨에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12일 YTN이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시지는 지난 4일 오후 전송된 것으로 B씨는 A씨를 ‘머슴’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B씨는 메시지에서 자신의 일방적 폭행이 아닌,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하면서 A씨가 자신을 밀어 다쳤다고 했다. “수술비만 2000만 원이 넘고 장애인 등록을 해야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B씨는 쌍방폭행의 근거로 목 디스크를 앓고 있다는 ‘후유장애 진단서’ 두 가지를 제출했다고 한다. YTN은 “사고 발생 장소, 일시, 내용이 다 지워져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교통사고’라는 말이 보였다. 또 다른 진단서에도 목 부상이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라고 적혀 있고, 상대방이 밀어 넘어진 뒤 통증이 심해졌다는 내용도 있다”고 전했다.

진단서 발행일은 지난 4일로, A씨가 B씨로부터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날의 다음 날이다. 폭행 이후 목격자 입주민은 온라인에 “고성이 들려 아파트 주차장으로 가보니 경비아저씨는 다친 코를 감싸 쥐고 있었고, 상대방은 아저씨에게 맞았다며 어깨를 쥐고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A씨는 B씨가 보낸 진단서들을 본 뒤 주변에 “억울하다, 도와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내용 YTN 보도 캡처.
해당 내용 YTN 보도 캡처.
입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한 후 극단적 선택11일 서울 강북경찰서는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전 2시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아파트 입주민 B씨로부터 폭행당한 이후 억울함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 주차된 차량을 옮기려고 했다가 B씨와 시비가 붙었고, A씨는 경찰에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봐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욕 혐의로 고소한 B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지만 A씨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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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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