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보안분실 역사 속으로… 남은 17곳도 내년까지 문 닫는다

서울경찰청 보안분실 역사 속으로… 남은 17곳도 내년까지 문 닫는다

이성원 기자
입력 2020-05-10 22:32
수정 2020-05-11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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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본청·지방경찰청사로 이전

서울청 보안수사1대 분실 첫 폐지
리모델링 후 사이버수사 부서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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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박종철 열사의 33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당시 박 열사의 유족은 “33번째 제사를 마지막으로 한 뒤 내년에는 추모행사보다 문화행사로 여러분을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박종철 열사의 33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당시 박 열사의 유족은 “33번째 제사를 마지막으로 한 뒤 내년에는 추모행사보다 문화행사로 여러분을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군사정권 당시 ‘대공분실’로 불리며 민주화 인사에 대한 인권유린으로 악명 높았던 경찰 보안분실이 내년까지 모두 문을 닫는다.

경찰청은 전국 보안분실 18곳을 내년까지 본청이나 지방경찰청 청사로 모두 이전한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안 수사를 투명화해 인권을 존중하고자 내년까지 모두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보안분실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보안수사대가 사용하는 별관이다. 과거에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의 상징이었다. 1987년 박종철 열사도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숨져 그해 6월 항쟁의 불씨가 됐다.

보안분실은 주택가 등에 있으면서도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과거에는 ‘부국상사’ 등 위장 명칭을 쓰기도 했다. 현재까지 남은 보안분실은 경찰청 본청 소속 2곳, 서울청 소속 4곳 등 총 18곳이다.

서울청 산하 분실로는 1979년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들어선 서울청 보안수사1대 분실이 처음으로 폐지됐다.

옥인동 분실을 쓰던 보안수사1대는 종로구 내자동 서울청 청사로 곧 옮겨 온다. 경찰은 기존 옥인동 분실에 예산 160억원을 들여 내년 9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한 뒤 사이버수사·과학수사 부서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활동한 경찰개혁위원회는 2018년 6월 보안경찰의 정치관여 금지를 포함한 보안경찰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전국 보안분실을 본청과 지방청으로 이전하라고 권고했다. 경찰은 이를 수용해 자체적으로 보안경찰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0-05-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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